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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관계가 만들어 지는 이유

by 고로케

차가우면 "쟤는 왜 이렇게 냉정해." 뜨거우면 "쟤는 왜 이렇게 물불 안가려." 따뜻해지면 "쟤는 왜 이렇게 미지근해." 그래서 이럴 때는 차갑고 저럴 때는 뜨겁고 어떨 때는 따뜻해져도 "쟤는 왜 이렇게 종잡을 수가 없어." 라고 비난 받는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관계가 만들어 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대방의 입맛에 맞게 나를 변화하려고 한다. 결과는 똑같다. 나를 싫어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은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싫어한다. 내가 좋은 사람임은 중요하지 않다. 간혹 존재 자체만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옆자리를 비워놓고 편하게 버스를 타고 가다가 누군가가 내 옆자리에 앉는다면 불편하다. 그 사람이 제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누군가 내 옆에 앉았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을 불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심지어 마더 테레사라도 마찬가지다. 마더 테레사가 좋은 사람인 것과 내 편한 여행 사이에 관계가 없다. 마더 테레사라도 존재 그 자체만으로 민폐가 된다.

그래서 관계가 어렵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해도 존재 자체가 민폐가 되는 경우라면 어쩔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은 해야겠지만 그것이 단지 누군가를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려는 건 한편으로 부질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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