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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쓰민 May 03. 2024

마음먹지 않아도 찾아옵니다

‘해보지 않은 것 무엇을 해야 하지? 뭘 사야 하나? 어제 산 모빅을 팔아볼까?’

5월 들어 연이틀 해보지 않은 일을 하게 되며 그 탄력을 오늘까지 이어가면 왠지 한 달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 같은 욕심이 생겼다. 순항 중인 일상에 순간순간 하던 일을 멈추고 궁리 중인 나를 알아채며 새로운 것 시도하기의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벤트 하듯 그저 하는 행위. 이것도 했고 저것도 했어요. 나 대단하지 않아요? 뭐 그런 잘난 채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나란 사람은 정말 좋게 표현해 어린이 같다치자. 이렇게 유치한 생각을 지닌 중년의 내가 그렇지 않은 척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말이다. 그저 당연한 오늘이 없고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주어지는 것 또한 당연하지 않으니 그렇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일을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보자는 삶의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겠냐며 나 스스로에게 다시 되뇌어 준다. 그런 태도를 갖기 위해 선언하고 지키고자 노력하는 것과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로 했으니 무엇을 찾아내 뽐내는 것은 설사 결과는 같을지라도 의도와 본질이 다르다. 자신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말자며 마음의 매무새를 정돈해 본다. 

 그러다 오늘 글을 쓰면 삼일 연속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쓰기를 빨리 마무리하자는 의욕이 생겼다. 연휴에 막히는 교통체증을 피해 오늘 밤에 대전으로 출발해야 하는 스케줄이 생겨나 글쓰기를 마감해야 할 시간이 앞당겨진 덕분에 집중력이 더해진다. 내려갈 짐도 정리해야 하고 저녁 먹은 설거지도 해야 하니 머리에서 나오는 대로 그저 쓸 뿐이다. 가끔씩 문법도 잊고 구성도 생각지 않으며 쓰는 것이 커서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지웠다 썼다는 반복했던 글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울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기를 바라며 그저 그렇게 나를 표현한다.

그런 오늘, 오월의 세 번째 너의 이름은 ‘작심하지 않아도 찾아온 삼일’이다.

이렇게 세 번째 이름을 지어주고, 세 번째 글을 올리고 난 이제 떠나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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