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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 않는 이기적 이타주의자

by 포말

수년전 애덤 그랜트의 기브앤테이크 책에서 이기적 이타주의자 라는 말을 처음 알았습니다.


자기 보존 본능과 이기심 없이 베풀기만 하면 정도를 지나치기 십상이다. 성공한 기버는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주되 자신의 이익도 잊지 않으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베풀지 선택한다. 곧 살펴보겠지만 기버는 자신의 건강을 돌보면서 타인을 배려해야 연료를 완전히 소진하는 일 없이 더 크게 번영할 수 있다.

-기브앤테이크 261p / 애덤 그랜트 / <6장 이기적인 이타주의자> 중에서-


스스로 '나'를 챙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를들어 1년에 1000명을 살릴수 있는 의사가 있다고 가정을 할 때, 이 의사가 활동을 20년동안 하게 되면 1000명*20년 이면 2만명을 살릴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사가 베푸는 것만 생각하고 자신을 챙기지 않으며 무리를 해서 1년에 2000명을 살리는 활동을 하게되어 5년 밖에 활동을 못하게 되면 2000명*5년으로 10000명만 살리게 됩니다.


물론 위 예시는 너무 극단적인 예시이지요. 뜻을 전하게 위해서 였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하튼 타인에게 베푸는 삶을 원하는 이타주의자 들에게 주는 중요한 메세지라고 생각합니다.


이타주의자는 존재 자체가 주변사람들에게는 물론 사회에도 아주 중요합니다. 이타주의자가 있기에 사회는 따뜻해지고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지요.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타주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여러 까닭이 있겠지만 저는 그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이기적인 마음'을 갖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이타주의자는 남을 돕는 것에서 삶에 활력을 얻습니다. 행복을 느낍니다. 그러다보니 주변에서 이타주의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의타주의자는 선뜻 그 요청을 받아들이고 도와줍니다. 그것이 일상이지요. 평상시에는 괜찮습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타주의자의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발생합니다.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건강이 어려울때나 경제적인 문제 등 현실에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도 이타주의자는 본인을 돌보지 않습니다. 본인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경우가 문제입니다.


이타주의자 역시 사람입니다. 아무리 베푸는 삶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고 하지만 물리적으로,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삶을 지속해야 합니다. 매번 본인을 소진시키면 안됩니다. 그러다가 번아웃 또는 이상이 생기면 본인을 포함하여 주변사람들은 물론 사회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입니다.


쉽지는 않습니다. 이타주의자의 대부분은 '거절 하는 법'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알지만 끊어내지 못합니다. 결국 본인을 소진시키고 맙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거절 없는 삶을 살다가 불안장애라는 동행자를 얻었습니다. 남을 돕는 다는 행동이 나를 아프게 했습니다. 조금씩 나를 갉아 먹었고 어느날 신체적, 정식적 이상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이제는 그러지 않습니다. '나'를 챙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나의 컨디션'을 먼저 파악하고 타인을 위합니다. 예전보다 거절도 잘 합니다. 사람과 단절을 하기도 하고 일을 거절하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짐을 내가 짊어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주변 눈치도 많이 봅니다. 하지만,

"나는 이타주의자이고 내가 살아야 세상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가지고 살아갑니다. 아프지 않는 이기적 이타주의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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