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하며 한동안 아팠습니다. 그 이유가 저는 교회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교회라는 단어 보다는 '교회 생활'이라고 하는게 적합할 것 같습니다.
불안장애와 함께 사는 초창기, 저에게 교회는 안식처 였습니다. 앞선 글에서도 이야기 한 것처럼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기에 교회가 아주 적정한 공간이었죠. 교회에 가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매순간 하나님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헌데 언제부턴가 교회가 저에게 불편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교회에 가면 여러가지 부담이 다가오고 저의 아픔인 불안장애 증상을 꺼내게 했습니다. 난감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게 해주는 교회가 저에게 아픔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니 신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정말 힘들었습니다. 견디기 어려웠습니다.그래서 내려놓았습니다. 청장년회, 연합남선교회, 속회 등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활동은 물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가대 활동까지 멈췄습니다. 그리고는 사람들과 접촉을 최소화 하려고 9시 1부예배를 드렸습니다. 사람들이 최대한 적은 4층 예배공간을 찾았고 움직이는 동선도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 길로만 다녔습니다.
저에게 큰 문제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교회 생활을 잘하려면 최대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여러 곳에서 요청하는 봉사에 적극적으로 '해야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마치 절차, 순서 같았습니다. 다음 단계로 올라서기 위한 당연한 과정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탈이 난 것이었습니다. '나'에게 맞지 않은, '내 성향'에 유지하기 어려운 요청을 수락하고 행동하려고 하다보니 부담이 되어 탈이 난 것이었습니다.
어느 누군가는 시험들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회에 잘 나오고, 열심히 하던 사람이 어느순간 사라졌으니까요. 제 글을 읽고 계신분은 잘 아시겠지만 저는 그런 것이 아니였습니다, 그 상황속에서도 매일 아침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는 시간은 꾸역꾸역 해냈습니다. '교회 생활'을 잘 하는 것과는 별개로 하나님과의 관계는 끊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얼마전에 교회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굳건히 서는 나만의 핵심비전 만들기' 라는 주제로 워크숍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고, 성가대 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내'가 진짜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워크숍을 통해서 전달한 메세지는 하나였습니다.
'교회의 비전을 나의 비전과 착각하지 말자'
나를 교회의 목표에 구겨 넣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가 살려면 교인이 살아야 하는데 '나'를 소진해가며 하는 활동은 지속가능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나의 장점이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내가 어떤 것을 하며 행복을 느끼고 어떤 과정을 통하여 보람을 느끼는지? 나는 어떤 단점이 있고 그 장점과 단점들이 내 삶에서, 신앙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수 있는지? 정리하는 과정이 먼저 되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교회의 비전과 나의 목표가 일치되는 핵심비전을 만들고 그 핵심비전을 가이드로 교회 생활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행복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교회 생활을 다시 시작합니다. 저는 '이기적 이타주의자' 입니다. 아직 이기적인 마음이 조금 부족하지만 분명합니다. 더 많은 것을 사람들에게 베풀고 싶습니다.
다시 교회가 저의 안식처가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