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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im Jung Jul 01. 2023

미술관을 위한 주석에 대한 주석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젊은 모색 2023: 미술관을 위한 주석》

전시 기간: 2023.04.27~2023.09.20

관람일: 2023.06.22






미술관이라는 책이 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지만 여전히 단단한 책이다. 이 책은 3가지 관점에서 읽을 수 있다. 먼저 책의 물성을 이루는 종이와 풀, 접착제, 그리고 잉크 같은 재료들. 둘째로 책의 의미를 이루는 글자. 마지막으로 이를 받아들이는 독자의 경험.


얼마 전 이 책에는 주석이 달렸다. 책의 물성에 대한, 글자에 대한, 경험에 대한 주석이다. 주석을 단 사람들은 책을 경험하는 방식을 다양하게 제안했다. 이들은 본문이 아닌 책의 구조에 대해 주석을 달아놓기도 했고, 책의 저 앞 페이지서부터 비교적 최근의 내용까지 전부 주석을 달기도 했다.


이 주석들은 본문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형적인 주석에서 벗어나 책을 경험하는 관점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달고 있었다. 책을 펼친 독자들은 책 구석구석에 적힌 주석들을 읽은 뒤, 책 끄트머리에 주석에 대한 주석을 새로 끄적여 본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다녀왔다. 이곳은 국립현대미술관 4개 관 중 가장 오래된 곳으로 곧 공간 리뉴얼을 계획하고 있어서, 리뉴얼 전 공간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자 '미술관을 위한 주석'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기획되었다고 서문에서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공간, 전시, 경험이라는 주제를 작가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주석은 본문에 미처 적지 못한 설명을 더하기 위한 글이니, 본문에 대한 주석을 보고 느낀 점을 쓴 이 감상기는 '미술관을 위한 주석에 대한 주석'으로 볼 수 있겠다.)


주석에 친 밑줄(24개의 액자에 글과 함께 번호가 매겨져 있었고, 그 순서를 따라 읽으며 밑줄을 쳤다.)
미술관을 위한 또다른 주석(전시장에는 관객들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 대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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