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기은 Keyeun Lee Dec 29. 2021

뽑아봤다, 2021 데이터 저널리즘!

여전히 데이터 시각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뽑은 올해의 Top5

작년에 이어 올해도 뽑아봤다, 기억에 남았던 2021년 데이터 저널리즘 작품들!

2021년에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관련 기사들이 많았으나, 특히 코로나 백신 접종 관련 데이터를 다룬 콘텐츠가 많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외에도, 도쿄올림픽, 미얀마 쿠데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재점령, 이상기후현상, 2021 U.S. census 등을 데이터로 풀어낸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올해도 열심히 모은 인상깊었던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들


작년과 마찬가지로 100% 주관적인 의견에 근거해 골라보았음을 미리 알리고 시작한다.

(2020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를 보고싶은 분들은 이 게시물로!)


도쿄올림픽 부문

How Speed and Distance Dictate How Olympians Run (NYT)

한줄평: 뉴욕타임즈에겐 콘텐츠 한계란 없다

올림픽과 관련해 순위 트래커, 메달리스트 분석 등 흥미로운 작품들이 여럿 나왔다. 그 중, 가장 뇌리에 강하게 박혔던 콘텐츠는 바로 뉴욕타임즈에서 단거리,중거리, 마라톤의 차이를 데이터로 분석한 작품이었다. 직접 스프린터, 중거리 달리기선수 그리고 마라토너를 대상으로 달리기 실험을 진행해, 체공시간, 보폭, 속도, 다리 각도 등의 종목 간 차이를 분석했다. 보면서 뉴욕타임즈의 한계란 어디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획과 스토리텔링 모두 흠 잡을 데가 없었다. Scrollytelling  방식으로, 달리기 실험영상을 장면별로 끊어가며 내용을 전개해나간 것도 몰입감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스포츠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데이터과학의 힘이라는 말마따나, 그 힘을 독자들이 체감할 수 있게 잘 구성된 작품이었다. 


이외에도 올림픽 관련 콘텐츠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이 많았는 데, 다음과 같다.

메달수 트래커 (FiveThirtyEight) : 역시 예측에 강한 미디어다운 기획! 디자인도 너모 이쁘다

올림픽 순위 트래커 (NYT): 메달별로 어떻게 가중치를 주느냐에 따라 순위가 달라짐을 인터랙티브하게 보여준 콘텐츠. 시각화 방식이 독특해 기억에 남는다.

하계 올림픽 개최국의 기온 분석(Reuters): 점차 하계올림픽 개최국가의 기온, 특히 체감온도가 높아짐을 히트맵으로 보여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함께 다룬 좋은 콘텐츠. 




방법론 부문

[여론M] 여론조사를 조사하다 (MBC)

한줄평: 내년 대선까지 더 관심있게 보아야 할 프로젝트

디자인도 깔끔한 여론조사 대시보드


대선을 앞두고 여러 여론조사 결과가 앞다투어 발표되는 현재, 여론조사별로 결과가 달라 어떤 결과를 '진짜 여론'으로 신뢰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MBC와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 박종희 교수님이 함께 제작한 '여론조사를 조사하다'는 이 난제에 나름의 해답을 던져주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여론조사기관마다 조사 '성향'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조사기관별로 어떤 조사방식을 채택했는지, 어떻게 가중치를 부여했는지 등에 따라 특정 후보에게 더 우호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여론M은 이러한 조사기관효과를 통제하고 추세를 고려해 매주 가장 신뢰도가 높은 여론조사 결과값을 업데이트한다. (자세한 방법론은 이 발표영상에서 더 확인하실 수 있다) FiveThirtyEight에서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국정지지율을 풀어낸 콘텐츠를 보았을 때도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한국에서도 이에 못지 않은 멋진 프로젝트가 나와 기쁘다. 



탐사보도 부문

Countries’ climate pledges built on flawed data, Post investigation finds (Wapo)

한줄평: 데이터의 허점을 찾는 것 또한 데이터 저널리즘이 해야할 일

올해는 COP26이 열리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기상학회에서 기후위기 관련 내러티브 스토리텔링 보도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느라 기후위기를 다룬 콘텐츠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워싱턴포스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의 허점을 밝혀낸 보도다. 각 국가는 과거 배출량에 근거해 목표 탄소배출 저감치를 설정한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가 만든 배출량 모델에 따르면, 근거에 둔 배출량 수치는 실제 공기 중에 배출되고 있는 온실가스와 큰 괴리가 있다. (자세한 배출량 산정 방식은 여기에서 확인 가능!) 즉, 목표치 역시 잘못 설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언론이 독자적으로 진행하기에 어려운 모델링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료를 더 찾아보니, 학계의 뛰어난 연구진들과 협업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바이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듯, 언론사 내 그래픽 기자, 데이터 기자, 기상 전문 기자, 디자이너 등 10명이 넘는 인력이 힘을 합쳐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이처럼 언론 내, 외로 잘 '협업'하는 것이 데이터 저널리즘이 대중에게 양질의 기사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수치를 클릭하면 Emission Calculator가 등장한다

더불어,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좋았던 부분은 Co2 수치를 이해할 수 있는 단위로 변환해 제시했다는 점이다. 기후위기 관련 보도에서 중요한 부분은 독자가 그 심각성을 인지할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Co2 수치는 대중에게 한없이 와닿지 않은 숫자일 뿐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Co2 배출량이 야기하는 warming impact가 자동차 몇 대에 비례하는지, 해당 차 대수는 2018년 미국에 등록된 자동차 수의 몇 %에 해당되는 수치인지 제시함으로서 Co2 수치를 보다 이해하기 쉬운 형식으로 풀어냈다.


2019년 워싱턴포스트가 진행한 '2°C: Beyond the limit' 프로젝트에도 좋은 콘텐츠가 많으니, 기후위기에 관심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아이디어 부문

How TikTok's Algorithm Figures You Out (WSJ)

한줄평: 영상으로 풀어낸 어썸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

WSJ는 100개의 가계정(일명 봇)을 만들어 콘텐츠 감상실험을 진행한 후, 틱톡의 영상 노출 알고리즘을 파헤쳤다. 그들이 문제로 지적한 것은 유저가 마이크로한 주제의 영상에'만' 노출되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 점이다. 이에 더해, 알고리즘은 유저에게 우울증, 거식증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솔직히 분석 결과는 그다지 특별할 것 없었다. 다만, 분석한 내용을 어떻게 영상으로 풀어냈는지에 주목하면 상당히 흥미로운 콘텐츠다. 모처럼 영상으로 풀어낸 어썸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봇이 감상한 틱톡 영상을 해시태그에 따라 네트워크로 시각화한 것과 알고리즘에 따라 추천된 영상들의 주제별 클러스터를 시각화한 점이 인상깊었다. 


스토리텔링 부문

Supply chains, interrupted: Why a bicycle takes 40 days to reach Singapore (Straits Times)

한줄평: 독자의 이해도를 상승시키는 건 스토리 구성의 힘에서 온다

코로나 이후 공급사슬(Supply Chain)에 어떤 병목현상들이 생겼는지를 스토리텔링하는 작품이다. 데이터 시각화 방식을 콘텐츠에 맞게 잘 선정해 이를 하나의 스토리로 몰입감있게 잘 엮어냈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기사는 중국에서 싱가포로까지 자전거가 배송되는 데 있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배송과정 일러스트로 비교하며 시작한다. 이후 지도 시각화를 통해 선박수 자체가 2020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해 정체가 더 심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류 배송 비용 역시 급상승했음을 차트를 통해 명료하게 보여주었다. 파랑색과 그 보색인 주황색을 키컬러로 쭉 디자인 한 점도 좋았다. 

또 한가지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모바일 대응이다. PC 환경에서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물류배송을 나란히 배치해 동시에 비교해 보여주었다면, 모바일환경에서는 코로나 이전의 물류 배송을 먼저 스토리텔링하는 식이다. 이처럼, PC와 모바일 환경은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화면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UX 측면을 고려했을 때 각자에 최적화된 스토리텔링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좋다.  


+) 같은 주제를 flow chart로 풀어낸 New york times의 기사도 재밌게 읽었으니, 해당 주제에 관심있는 분은 같이 읽어보시면 더 좋을 것 같다. 


이외에도 유수의 사이트에서 2021년의 데이터 저널리즘 기사를 큐레이션 했으니 같이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2022년에는 나 역시 누군가에게 인상깊게 기억에 남을만한 데이터 시각화 및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화이팅 화이팅!


https://gijn.org/2021/12/17/top-10-data-journalism-2021/

https://www.bloomberg.com/graphics/2021-in-graphics/

https://fivethirtyeight.com/features/our-51-best-and-weirdest-charts-of-2021/?utm_campaign=wp_bump&utm_medium=email&utm_source=newsletter&wpisrc=nl_bump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