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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민 Jul 11. 2020

디지털 시대 아티스트 지코

그가 대중에게 말을 거는 남다른 방식


지코의 피지컬 여름앨범 '랜덤박스'가 지난 1일 공개되었다. 이번 글은 지코의 노래가 좋고 말고를 떠나, 그가 대중에게 말을 거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사실 지코가 새로운 소속사를 차렸다고 했을 때, 처음엔 그의 프로듀싱 능력으로 음악을 통해 승부를 보겠거니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요즘 감성'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말을 걸고 있다. 음악은 기본으로 하고, 그 외 여러 방법으로 다가가 '아티스트 지코'에 대해 소개하며 적극 프러포즈를 하고 있다. 광고기획자로서,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그의 재능의 끝은 어디일까 궁금해졌다.




01. 앨범 디자인 패키지 - 언박싱의 재미 가미



실제 피지컬 앨범은 그의 앨범명 '랜덤박스'에 걸맞게 앨범 느낌으로 제작되었다. 디지털 바이럴 형식 중 하나인 '언박싱' 하는 재미를 더한 것. (실제로 지코가 언박싱하는 영상을 올렸다면 그것 또한 나름의 바이럴 영상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랜덤박스'에는 포토북을 포함해 리릭 부클릿, 키링(3종 중 1종 랜덤), 핀버튼(3종 중 1종 랜덤), 스티커 팩, 로고 박스 테이프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02. '알고리즘'으로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한 '비'와의 콜라보



이제 개인의 계획된 의도만으로 성공을 이루는 시대는 지났다. '알고리즘'이라는 우연으로 제2의 전성기가 가능한 시기가 되었다. 알고리즘의 바른 예가 바로 '비'. 비를 이토록 다시 대세의 길로 접어들게 만든 것은 유튜브 알고리즘이 비의 곡 '깡'을 노출시키면서부터였다. 처음에는 '깡'이 사람들에게 B급 같은 느낌(의도된 것은 아니었지만)이었기에 다소 웃음거리에 가까웠지만, MBC <놀면 뭐하니?>에 그가 출연하며 대중들의 인식을 뒤바꿔놨다. 대중들의 반응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함께 '놀이'로 승화시키는 그의 모습에 대중들은 환호하였고, 말 그대로 비는 포텐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번 타이틀 곡의 피처링을 비와 함께한 지코.


지코X비 유튜브 콜라보 영상에 대한 대중 반응


알고리즘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기회로 잡은 비, 대중의 트렌드를 읽고 활용할 줄 아는 지코. 대세와 대세의 조합에 역시 사람들의 반응은 뜨겁다.




03. 찾아가는 청음회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포맷이다. 대표적으로 MV를 보고 해외 팬 반응, 리액션 등을 보는 것. 지코는 앨범 발매 이전에 셀럽들을 찾아가 미리 곡을 들려주고 반응을 살펴보는, 이른바 '찾아가는 청음회'를 기획/제작했다. 사전 붐업과 같은 맥락인데 그냥 일반인이 아닌 셀럽의 반응을 직접 보는 것이기에 더욱 호기심이 증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그 외 마케팅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YG에서는 예전부터 이런 사전 붐업 개념으로 곡 발매 이전에 YG 소속 가수들의 다양한 style로 짧은 커버곡을 공개하기도 했다.)




04. #summerhate챌린지는 기상캐스터와 함께 - 스토리텔링은 덤!



어느 아침, 실검에 내내 '지코'가 있었다. 뭐 때문인지 검색을 해보니, 직접 일일 기상캐스터가 되어 날씨를 소개해주고 실제 기상캐스터와 함께 #summerhate챌린지 를 했다고. 여기서 관전 포인트는 둘. 첫 번째는 지코의 노래가 여름을 기념하며 나온 앨범이라 날씨의 이야기이기에 매체 선정이 적합했다는 점. 두 번째는 해당 기상캐스터가 #아무노래챌린지 에 참여했던 기상캐스터였다는 점. 첫 번째 이유만으로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스토리까지 더해지니 대중을 향한 깜짝 이벤트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다소 기운 없고 힘들 수 있는 아침 출근길에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전해줬다는 점도 좋았다.




05. 또 다른 곡 '만화영화' MV



얼마 전에 'summer hate'에 이어 '만화영화'라는 곡의 MV도 공개되었다. 사실 노래보다, 그의 디테일에 놀랐다. 처음 에픽하이가 공개했던 세로 뮤비 때와 같은 새로움의 충격. 그리고 이 글을 쓰게 만들었던 결정적 계기. '만화영화'라는 노래 제목에 맞게, 뮤비 또한 영화와 같은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와이드스크린처럼 가로가 긴 것으로 맞춰 제작한 것 같았다. 결국 디테일이 감성이나 무드를 더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웬만한 마케터보다 더 트렌드를 잘 읽고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드는 아티스트 지코. 이전 소속사에 있던 것보다 확실히 더 디지털로 소통을 강하게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 그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게 만들었던 건 'odg'라는 유튜브 채널에 지코가 자신의 노래를 어린아이에게 들려주고 헤어짐에 대해 대화를 하는 영상 때문이었다. 이미 성공한 아이돌이 자신의 노래를 소개하는 새로운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앞으로도 지코는 계속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디지털 흐름에 맞게 자유자재로 우리들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와 말을 걸지 않을까.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아티스트.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지코 say 'RANDOM BOX 소개'

지코가 여름을 담은 EP 앨범 [RANDOM BOX]를 발표한다. 지난 앨범 [THINKING]에서 개인의 서사와 인간의 내면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을 중심으로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아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벌어질 만한 일화를 한데 모아 친근한 어조로 풀어낸다. 지코의 커리어를 통틀어 오롯이 여름에 의한, 여름을 위한 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더운 여름철, 리스너들이 시원하고 편하게 이지리스닝을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지코는 앨범 제작 단계부터 곡의 스타일과 메시지, 보컬의 톤 등 앨범 전반에서 힘을 빼기 위해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지코가 다루는 여름의 이야기로 모두의 올여름이 보다 푸르고 시원하게 기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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