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디자인조형창작_12
대학에서 수업을 하다 보면 디자인 수업에 공대, 경영대 등 다른 전공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디자인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 것이라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초기에 리서치, 아이디어 발상은 전공에 따른 차이가 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오히려 더 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디자인된 결과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것은 디자인 전공의 학생들보다 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더 우수할 것입니다.
그러나 타 전공 학생과 디자인 전공 학생의 차이는 조형 표현의 단계에 있습니다.
시장에서의 제품 전략, 개발 방법 등은 경영대나 공대의 학생이 우수한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디자인과 조형을 만들어 낼 때는 당연히 디자인 전공생이 우수하여야 합니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왜 하는 것일까요? 안타까워서 그렇습니다. 다른 전공의 학생들과 수업을 하거나 타 전공의 수업을 듣는 디자인 전공의 학생들은 같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자신이 가지지 못한 다른 전공의 학생들의 능력과 지식을 부러워하게 됩니다.
아, 전력을 수립하는 방법을 배워야겠다. 리서치 방법을 배우고 싶다. 개발을 위한 지식을 더 배워야겠다. 등등 자신이 부족한 지식과 방법을 배우고 싶어 합니다.
맛있는 한 그릇의 잔치국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멸치를 선별하여 준비하고, 좋은 면을 고르는 등 좋은 재료를 준비하고 적절하게 삶고 양념을 하여 맛있게 국수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국수를 만드는 사람이 직접 멸치를 잡으려 하고 직접 간장을 담으려 한다면 맛있는 국수는 만들기 어려워질 것입니다.
국수를 만드는 사람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국수를 만드는 것이 맛있는 잔치국수를 만드는데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디자인 과정에 있는 조사, 기획, 전략 수립, 생산이나 가공, 유통 등은 모두 대신해줄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우며 실용적인 그리고 새로운 조형을 만드는 일은 대신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디자이너의 고유한 전문영역입니다. 따라서 조형 창작은 디자인의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이 조형 창작보다는 디자인 기획, 전략 등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이 생기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디자인의 본질인 조형 창작은 다른 어떤 영역의 전문가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