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디자인창의력_10
살다 보면 이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사를 할 때마다 짐을 다 싸서 방 가운데 쌓아놓으면 아니 짐이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여기서 살았지 하고 놀라곤 합니다.
짐이 그렇게 많은데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정리가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수천 장의 사진 속에서 원하는 사진을 고르는 경우를 생각해봅니다.
사진들이 방바닥에 막 겹쳐져서 엉망으로 흩뿌려져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쉽게 고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진들에게 각각의 고유번호가 먹여져 있고 촬영지, 내용, 크기, 피사체의 종류 등으로 잘 구분이 되어있다면 원하는 사진을 찾아내기가 매우 쉬울 것입니다.
창의력은 노드 간의 새로운 링크라고 이야기했기에 새로운 링크를 만들려면 어떤 노드가 있는지를 잘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우리가 머릿속에 정보를 체계화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체계화란 정보를 구분하고 정리하여 보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동그란 모양들, 각 잡힌 모양들 등의 구분이 있다면 새로운 이미지 정보를 접할 때에 어디에 수납해야 하는지가 정해져서 기억하기가 용이해집니다.
디자이너는 다른 전문가들보다 머릿속의 노드에 이미지 정보가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이 이미지를 잘 정리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이미지를 구분하고 분류하기 위한 분류기준이 필요한데, 이때 매우 유용한 것이 디자인 역사를 공부하는 것입니다.
디자인사를 공부하면 매우 다양한 양식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으며, 단순히 외형의 모양으로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조형이나 양식이 가진 의미도 같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조형을 분류하는 기준으로 매우 적절하고 유용합니다.
그 외에 지역별, 시기별로의 구분도 가능하며 공부를 계속하여 일정 양식이라도 그 속에서 작가별 차이를 이해하면, 더욱 세부적인 분류기준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이미지를 접하게 될 때, 그저 ‘와 이쁘다’나 ‘동글동글하네’에서 ‘아 저건 레트로 스타일 중에 50년대 포드 스타일이네’, ‘아 저것은 유기적 디자인 중에 로그로브그루브의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등의 정보를 잘 기억할 수 있는 실마리 혹은 태그를 붙일 수 있기에 기억하기도 용이하고 나중에 그 기억을 끄집어내어 활용할 때도 용이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