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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지성이면 감천이다

by 최신글

솔라그리드 (가명)에서 퇴사를 하기 전,

나는 꿈을 꾸었다.


DALL·E 2024-11-09 15.36.19 - A vibrant futuristic celebration where humanity unites, featuring a sustainable world powered by advanced solar panels with 50 efficiency. The backgr.jpg


태양광 패널의 효율을 50퍼센트로 만들어 에너지 혁명을 만들고,

하늘에 떠있는 스타링크로 전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고,

유튜브로 전 세계 인류가 하나로 묶이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는 전 세계인들의 축제가 열릴 것이다.

라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그 꿈은 실패했다.

실리콘으로 만든 태양광 패널의 효율은 이론상 50퍼센트가 되기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가 한 가지 솔라그리드에서 에이스를 찍었던 건,

사내 정치를 통한 평화유지였다.


태풍의 눈으로서,

회장님의 아들과

이사님.

그리고 그들의 추종자들 사이에서 평화를 유지하려고 무의식 중에 노력했다.


당시에는 그걸 알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나중이 되어서야 내가 한 일이 평화 유지였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무튼,

그때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였다.


하루 24시간.

주 7일.

1년 365일.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휴대폰과 컴퓨터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상황에서 늘 감시를 당하다 보니,

나는 ‘수신’을 증명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싱글이어서 ‘제가’는 패스.

회사를 평화롭게 만들었으니 다음은 ‘치국’을,

나아가 ‘천하’를 평화롭게 만들 차례였다.


그래서일까,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게 없었지만, 나는 퇴사를 하며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계획은 있었다.

당시 유행하던 1인 구매대행 사업을 할 계획이었다.

물론, 사업이 안정될 때까지는 아르바이트를 할 생각이었다.

홀몸이라 경제적으로 부담이 없었다

그리고 카지노에서 10개월 동안 일하고 벌어놓은 돈 3천만 원이 수중에 있었다.

(떳떳하게 번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일까, 이 돈은 가시처럼 늘 내 마음을 찔렀다.)


나는 퇴사를 하고 회사 근처의 원룸에 월세로 들어갔다.

자신감에 차올라있던 나는 눈에 불을 켜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아다녔다.

원룸을 중개하는 중개업자에게도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보기도 했었다.

그러다 중국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정했다.

홀 서빙이었다.

하루 3시간 정도 일하고 남는 시간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거나, 등산을 가거나, 아니면 신사업 개척을 하는 등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다.


DALL·E 2024-11-09 15.36.50 - A modern and clean cartoon-style illustration of a young man working as a server in a Chinese restaurant. The setting features sleek red and gold acce.jpg


그런데 내 주변에서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중국집에서 홀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오시는 손님들이 특이했다.


내가 도서관에서 자연과 관련된 책을 빌리면,

그다음 날 중국집에 산림청 복장을 한 사람들이 찾아와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치 내게 인사권이 있으며, 자신들의 조직에 들어오면 누굴 따를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듯 보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미친 생각이지만,

당시에는 그렇게 느꼈다.


증명할 수는 없다.

그저 당시의 상황, 사람들의 반응, 표정, 등을 보며 느낀 것일 뿐이었다.


나는 상상했다.

미친 생각이지만, 만일 내 직감이 맞다면,

원가 50퍼센트의 결과물을 낸 내 직감이 맞다면,

어느 누가 이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을까?


DALL·E 2024-11-09 15.40.50 - An artistic illustration of an elderly man standing in front of South Korea's Blue House (Cheongwadae), with the South Korean flag (Taegukgi) prominen.jpg


결론은 하나였다.

대한민국의 수장이자,

청와대에 계신 분.

강찬 (가명) 대통령 밖에 없었다.


사실 나는 강찬 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았다.

선거 때면 나는 우파를 지지했다.

혁신을 중시하는 기업가 정신은 우파가 더 우세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강찬 대통령에 대한 나의 평가는 없었다.

그냥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 맞았다.

평소 정치는 나와 먼 이야기라 생각했고, 관심도 없었다.

나는 예술과 꿈 외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이 모든 상황의 배후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황이 그렇게 보였다.


사실,

이는 솔라그리드에 있을 때부터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혹시 그러지 않을까?라는 정도 말이다.

하지만 내 주변에 산림청 사람들이 움직이고, 특수 경찰로 보이는 사람들이 마치 자신들의 동료가 되라는 듯 돌아다니니,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이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왜 비상장 중소기업의 회장님이 자신의 아들을 공개적으로 밀어주지 못했을까?

나라에서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강찬 대통령은 언제부터 나를 주목하기 시작했을까?

취업 센터에서 큰 소리로 질문을 한 순간부터였지 않았을까?

청와대는 솔라그리드 회장님과 무슨 내기를 했을까?

나의 언행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두고 내기를 하지 않았을까?

다행히 내 언행이 일치했고,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기행을 이어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만일 내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나는 회사에서 지옥행 열차를 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솔라그리드를 퇴사를 한 후에도 청와대에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것 아니었을까?


어쩌면 강찬 대통령은 어찌 되었든 회사에서 퇴사한 나를 불쌍히 보시고 취업을 시켜주려고 했었는지도 모른다. 언행이 일치하는 나름 유능하지만 사내 정치에 피해를 본 젊은이라 생각하고.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이 모든 게 나의 망상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한 가지 강찬 대통령이 (아마도) 생각하지 못한 건,

나는 돈과 안정적인 직업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돈을 많이 벌어 일찍 은퇴하여 일신의 평안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성과를 중시하며, 지금 생각하면,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인류의 성장과 발전이라는 꿈을 향해 분투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강찬 대통령이 깔아준 판을 더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나는 위 말처럼 인류의 성장과 발전을 통해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한반도가 있었다.


DALL·E 2024-11-09 15.46.23 - A serene and harmonious artistic image of the Korean peninsula. The peninsula is depicted as a lush, green landscape surrounded by calm, blue seas. Ch.jpg


한반도에는 남한과 북한이 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중국과 일본이 있고, 미국도 있다.

나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원했다.


솔라그리드에 있을 때였다.

나는 유튜브를 통해 오프 그리드 라이프에 관한 영상을 즐겨 보았다.

태양광 패널로 에너지를 만들고 자급자족하는 삶이었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눈빛과 느낌이 그러했다.

왜냐하면 오프 그리드 라이프는 말만 번지르하지 사실은 불편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다음 나는 북한에 관한 내용들을 핸드폰으로 검색했다.

남한에 오프 그리드 라이프를 실천하자는 게 아닌,

북한에 오프 그리드 라이프를 실천하자는 취지였다.


다음날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평가가 180도 달라져 있었다.

말은 없었다.

그냥 분위기가 그러했다.


강찬 대통령 정권의 핵심 정책 중 하나는 태양광 에너지를 포함한 재생에너지였다.

그 가운데에 솔라그리드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인류의 성장과 발전을 꿈꾸는 내가 있었다.

나는 국가 정책의 핵심에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강찬 대통령은 '민초'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과거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민초'의 힘이 컸다고 본다.

그런 상상을 해본다.


만일 위에 서술한 나의 상상이 모두 맞다면,

그건 나의 지성이 하늘을 감동시킨 거라 생각한다.

과거 어느 대통령은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 말과도 일맥상통했다.


DALL·E 2024-11-09 15.55.42 - An artistic and symbolic illustration of the world revolving around a central figure. The central figure stands confidently, radiating light and energ.jpg


청와대에서 나서니 온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모든 사람들이 나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두고 움직이는 듯했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에 가서 각 국가의 리더들의 자서전을 빌렸다.

세계 평화를 위한다는 의미였다.


사실 나를 도와주는 이가 청와대의 강찬 대통령인지, 아니면 신인지, 악마인지 아니면 내가 미친 건지 정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누구든 좋으니 내 꿈을 이루어 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나는 마음속 깊이 인류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길 희망했다.

왜냐하면 죽은 기철이를 다시 만났을 때, 떳떳하게 웃으면서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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