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그랬다.
내가 알지 못하는 건, 하지 않았던 건 거짓으로 꾸며내지 못했다.
19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대학교 입시를 앞두고 한국사 선생님이 나를 불러냈다.
"조금 더 그럴싸하게 꾸며내보자. 그래도 괜찮아. 이렇게 해서 어떻게 대학교 붙을래?"
좋게 말하면 내가 한 활동들을 예쁘게 포장지를 둘러보자는 이야기였고,
나쁘게 말하며 조금 거짓을 섞어서 자소서를 제출하라는 이야기였다.
27살이 된 지금까지 이 사건을 기억하는 걸보면, 19살의 나는 매우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거짓말을 잘 못하는 인간이구나.
성인이되어서도 내가 거짓말을 잘 못하는 아이라는 걸 여러 사건들 덕분에 깨달았다.
물건을 팔기 위해 사람들의 어그로를 끌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좀 더 후킹을 넣어 카피라이팅을 써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그래. 나 거짓말은 못하는 인간이었지 싶었다.
말이 선뜻 나오지 않는 다는 건 아직 잘 모른다는 이야기이고, 거짓이라는 이야기였다.
내가 직접 경험해보고, 체득해야만 남한테 설명해줄 수있다.
내가 잘 모르는 것은 거짓으로 꾸며내어 말을 못한다.
그래서 나는 더 열심히 알아야만 했다.
다른 사람들과 말하기 위해서는 내가 진짜 그것을 믿어야 하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며, 진짜로 해본 것이어야만 했다.
믿기위해 더 많이 의심해야 하고, 생각해야 하고, 실천해야 하지만.
그래서 조금은 귀찮지만 갈수록 마음에 드는 성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