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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점/5점)
아무런 할 일이 없어 기쁜 주말에 영화나 한 편 볼까 해서 CGV앱을 켰다. 우리 동네 영화관에서 뭘 상영하나 내려보다, 4월 13일 개봉 예정이라는 존윅이 예매가 가능하다는 소식에 당장 예매를 했다. 프리미어 상영이라고 하는데, 오늘 볼 수 있었던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다크나이트는 아니지만 어두운 서사를 유지하며, ‘yeah’ 외에는 별다른 대사가 없지만 긴장감 있으며, 죽임을 망설이지 않는 급진적 몸동작에 존윅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폭풍속으로’에서 열연을 펼치던 그의 젊은 시절이 매번 그리워 멋있게 나이 든 액션 장인을 찾아보게 되는 것이랄까.
영화마다 전해지는 감정이 다르거늘, 북미에선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 하지만 솔직히 나에게는 즐거운 영화가 아니었다. 긴 러닝타임 대비 증가하는 루즈한 전개. 그들의 세계관을 설명하려 하지만 굳이 이해가 되지 않는 이상한 관계들. 존윅을 너무 얕잡아 봤는지 자꾸만 등장해서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헌터들. 그게 아니라면 이상하게도 너무나 강력한 존윅의 신적 존재감이랄까.
왜 사람들이 대사도 없으면서 엉성하게 걸어 다니는 저 양반의 네 번째 시리즈에 그렇게 열광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려 노력해 보았다. 이전에 다니엘 크레이그가 죽음을 맞이했던 007 시리즈가 떠오른다. 5편의 연달은 성공을 맛 보이며, 마지막을 멋있게 장식한 제임스 본드. 아무래도 그의 죽음이 나에게 진정한 작별이자 슬픔으로 전달되기까지 007 시리즈와 존윅 시리즈의 세계관 전달력에 차이가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아 물론 액션신을 보고자 하는 영화라고 한다면, 눈과 배경음악이 즐거운 영화인 건 맞다. 그리고 조금은 허접하게 느껴졌지만 파리의 마지막 일출이라던지 혹은 파리 밤거리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운 영화였다. 아 견자단의 등장도 하나의 즐거움으로 놓칠 수 없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존윅의 세계관에 푹 빠진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영화관에서 볼만큼의 즐거움을 준다고는 확신하긴 어려울 것 같다. 그 외 경쟁작으로 리바운드 라던지, 에어 혹은 파벨만스를 고려하는 것을 조심스레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