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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아낍니다

~ 새벽배송 글 ~

by 강신옥

새벽마다 배송되는 새벽묵상이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여섯 시 정도면 도착한다. 사촌이 보내주는 글이다. 사촌은 처음부터 결혼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아왔다. 얼마 전 종합병원 원무과장으로 퇴직을 했다. 병원에 근무할 때 병원에서 발행되는 월간지발행 책임자였다. 글로나마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어했다.



퇴직 후엔 새벽마다 백여 명의 지인들에게 그날의 묵상 글을 보낸다.

자신이 묵상한 글도 있고 때로는 좋은 글을 전해 주기도 한다. 잠자리에서 눈을 뜨면 그 글부터 확인해 본다. 하루를 시작하는 긍정의 에너지이다.



그의 글은 삶과 겉돌지 않는다.

독신남이지만 그는 혼자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이다. 홀어머니를 구십이 되어 돌아가실 때까지 전래동화에 나오는 효자처럼 모셨다. 교회에서는 장로님으로, 퇴직했지만 사회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강연자로, 더 나아가서 해외에서는 자원봉사자로 그의 삶은 늘 온기와 생기가 넘친다.



삶에서 스며 나오는 글, 삶에서 퍼오는 글이기에 늘 마음을 일렁이게 하고 고개를 숙이게 한다. 나는 사촌처럼 남을 위해, 큰 일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저 내 생활 속에서 내가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라도 건져보고 싶어 한다. 오늘 사촌이 보내 준 글도 그랬다. 내 삶 속에서 아껴온 것들이었다. 삶의 순간순간 마음을 내어 보고 싶어지는 글이었다.



그걸 아낍니다


인사할 때 허리를 조금 더 숙이면,
보다 정중해집니다.
그러나 그걸 아낍니다.

말 한마디라도
조금 더 친절하게 하면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을 텐데,
그걸 아낍니다.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감사합니다"하면
참 좋을 텐데,
그걸 아낍니다.

실례를 했으면
"죄송합니다"하면
참 좋을 텐데,
그걸 아낍니다.

오해를 했으면
"겸손하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하면 좋을 텐데,
그것도 아낍니다.

좋아하고 사랑하면
"당신을 좋아합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면 좋을 텐데,
그걸 아낍니다.

칭찬의 말도 아끼고
격려의 말도 아끼고,
사랑의 말은 더 아낍니다.


주어서 손해 볼 것도 아까울 것도 없는데..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아낍니다.


이렇게 손해 볼 것도,
아까울 것도 없는데
이제는 아낄 것 없이 맘껏 표현하는 삶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진실"은 나의 입술로
"관심"은 나의 눈으로
"봉사"는 나의 손으로
"정직"은 나의 얼굴로
"친절"은 나의 목소리로
"사랑"은 나의 가슴으로!

아끼지 말고 살아 있을 때 마음껏 사용합시다.

아낀다고 해서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책 <마음에서 부는 바람>중에서



(아낌없이 사용하다보면 우리 삶을 아름답게 꽃 피워 줄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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