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요리생활
축구를 보면서 먹으려고 치킨을 시켰는데
치킨이 너무 일찍 와서
축구가 시작도 하기 전에 먹었고
(정작 8강전은 전반전만 보다 잠들어 버렸…ㅠㅠ)
그나마도 다 먹지 못해 몇 조각 남겼다.
다음 날 아침 바삭함과 촉촉함을
저 멀리 날린 치킨을 보자니
선뜻 손이 가지 않아 난감했던 차에
늦잠 잔 둘째가 아점을 재촉하길래
살짝 고급스러운 치밥을 만들어 보았다.
치킨과 간장으로만 비벼서 주면
몸에 좀 해로울 것 같아
냉장고를 살짝 털었다.
계란, 양파, 대파, 당근, 마늘을
풀고 채 썰고 다졌다.
채소를 볶다가 잘게 찢은 치킨도 넣어 볶고
자작하게 물을 부은 다음
간장과 후추로 간을 한다.
그 위에 풀어놓은 계란을 고루 붓고
뚜껑을 덮어 촉촉하게 익히면 끝!
밥 위에 예쁘게 올리면 된다.
배고프다고 징징 거리던 자식이
3분의 2쯤 먹더니 배부르다고 밥상을 물리니
남은 건 도리 없이 내가 먹었다.
예정된 결말이었다.
그래도 맛있으면 됐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