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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y Aug 21. 2017

일과 여행의 경계

#1 콘텐츠

콘텐츠 만드는 각각의 두 팀과 회의를 했다. 요즘 sns 콘텐츠의 확산이나 소비의 중심은 2030 세대다. 

어쩌다 보니 양쪽 팀 다 내가 나이로 막내 인덕에 ‘요즘 젊은 사람’은 관심사가 뭔지 뭘 좋아하는지 묻는데,,, 


“음… 글쎄요…? 저는 지금 정도의 묵직한 콘텐츠가 좋은데요.” 


라는 대답밖에 할 말이 없었다. 
도무지 요즘 SNS에 올라오는 “이거 레일임?, 인생 샷 명소, 핵 꿀템, ~10선” 이런 단어들엔 흥미도 호기심도 생기지 않는다. 어딘가로 촬영을 갔을 때 사진도 글도 나 스스로 만족할 때는 그곳에서 ‘사람’을 만났을 때다. 멋진 풍경은 두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그곳이 간직한 이야기와 궁금증은 사람의 몫이다. 지루하고 황량한 풍경도 이야기 하나면 충만해진다. 통통 튀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위트와 유머러스함은 너무 부럽고 감탄스럽다. 그런 것들이 무의미하다거나 가볍다는 건 아니지만, 그런 건 잘하는 사람들이 하면 되는 거고. 굳이 모두가 다 그런 것들을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2 여행과 일의 경계

여행기를 위한 취재를 가면 판단의 기준은 ‘누군가에게 여행 오라고 추천할 만한 곳인가?’ 가 된다. 그래서 매번 딜레마에 빠진다. 내가 마이너한 감성인 건지, 과연 남들도 이런 걸 좋아할지. 그래 도대체 젊은 사람들은 뭘 원할까 싶어서…...;;현장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보여져야 하는 것의 온도 차이는 생각보다 좁히기 어렵다. 사진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나의 한계이긴 하겠지만, 글쎄 내공이 좀 더 쌓인다고 해도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오늘 우리는 진공상태처럼 고요한 마을을 두리번거리며 걸었다. 촌스러운 달력 사진처럼 거짓말 같은 날씨와 한가로운 마을의 오후 속을 둥둥 떠다니며 이야기를 했다. 여행이라고 하면 완벽한 여행이었고, 취재라고 하면 난해했다. 어디까지가 일이고 어느 걸음부터가 여행이었을까. 그 감각과 느낌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이게 지난 4월 SNS 콘텐츠를 위해 처음 취재 다녀오고 쓴 글이다. 벌써 4달이 지난 지금 고민의 방향은 도돌이표.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내가 좋아하는 걸 남들도 좋아하겠지.'라고 생각해도 조회수, 방문 유입경로, 댓글 같은 반응들을 보면 마음의 평온을 찾기 힘들다. 


스낵을 즐기듯 간편하게 문화를 즐기는 '스낵 컬처'의 시대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고 영향력이 크다. 빠르게 트렌드를 파악하고 한 발 앞서는 사람이 열 걸음을 앞서간다. 그렇다고 마냥 유행만 따라 한번 소비되고 잊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싶진 않다. 


더 멀리 보고 더 넓게 보고 더 편안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조금 느리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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