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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샐빛 Jun 15. 2024

11. 넘쳐나는 시간을 유영하는 방법

아이의 일에 개입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차라리 내 눈으로 보지 않기로 한 것이었다.

그동안에는 등교와 하원, 놀이터에서 놀 때 모두 직접  나가서 맞이해 주고 지켜봐 주었는데

이제는 슬슬 내 눈앞에서 독립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말로 해서 독립이지, 사실은 내 마음 편하자는 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제 혼자서 다닐 만큼 새로운 아파트에 완전히 적응하기도 했고, 바로 아파트 메인 현관 앞에서 등하교, 하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이 없다는 확신이 있기도 해서였다.

그렇게 밖에 나가는 시간을 줄이니

아이학교에 갔다가 학원에서 돌아올 때까지 어마어마하게 남는 시간이 생겼다.


외국어 공부도 해보고

운동도 해보고

친구도 만나봐도

여전히 넘치는 시간에 뭘 할까 싶다가,

갑자기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한동안 '선재 업고 튀어'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그 드라마의 원작이 웹소설이라는 것에 꽂힌 것도 있고, 사실 소설을 한번 써 보게 꿈이긴 했는데 그럴 주제가 못된다고 생각만 하다 웹소설은 그래도 조금 문턱이 낮아 보여서 겁 없이 도전한 것도 있다.


기승전결의 구성이나 구체적인 사건, 복선, 결말을 미리 기획하고 시작하려면 천년만년이 걸려도 시작을 못할 것 같아서

그냥 남주, 여주 하나 놓고 진짜 겁도 없이 첫 회를 올렸다.


요새 유행하는 회귀, 빙의, 환생이라던지,

재벌남, 계약결혼, 이혼, 복수라던지의

사람들의 시선을 끌 만한 자극적인 소재도 없는 현실 로맨스를 누가 볼까 싶었지만

일단 한 번 쓰고 나니 정말로 재미가 있었다.


생각해 놓은 이야기가 있던 것이 아니었는데도

키보드 앞에 앉으면 저절로 이야기가 손가락을 달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내가 쓰고 있으면서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순수하게 나의 재미를 위해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어느새 열 명, 스무  명,  삼십 명이 넘는 조회수가 달리자 왠지 멈출 수가 없었다.


수 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인기 작가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소소하게나마 봐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시작한 이야기는 끝마쳐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글쓰기라는 것은 정말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매일같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난 후 운동을 다녀왔다가

집에 와서 갖가지 집안일을 마친 후

아이가 돌아올 때까지 3~4시간 동안

한 회당 5천자가 넘는 이야기를 꾸려나기 위해 미친듯이 글을 쓰고

아이가 돌아오면 다시 아이를 공부시키느라 씨름하고

저녁을 먹여 집안일을 마무리하는 일상을 지속하다보니

결국 한 달 여만에 몸에 부하가 걸려 얼마 전 이틀을 내리 꼬박 앓아누웠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고,

그만한다고 누가 뭐라 하는 일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으면서도 멈춰지지가 않았다.


아프기 전 나름 신인들이 겨루는 리그에서 40위(이후 14위를 찍고 역사속에서 사라졌다...)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지만(순전히 내 기준)

하루 휴재하는 동안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역시 냉정한 경쟁사회......)


보통의 웹소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분량이지만

이제 거의 완결을 향해 가는 마당에

이대로 묻어버리기에는 아쉬워서

대나무숲에 고하는 심정으로

브런치에 쓰고 있다.


그렇다.

남편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부끄러워 차마 얘기하지 못한 내 첫 웹소설을 홍보하기 위해 이렇게 긴 사설을 늘어놓은 것이다.


나와 일면식도 없지만

내 브런치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이라면

소설의 ㅅ도 모르는,

웹소설의 문법도 전혀 모르는 하룻강아지의 글이라도

애정으로 읽어주시지 않을까 하여

감히 이렇게 남겨본다.


쓸 때는 한 회차 올리는 데 성공하는 것에 급급하여

몰랐는데 다시 읽어보니 빈틈이 많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이 글도 오래 망설이다 쓰는 건데

혹시라도 방문하셨다가

우웩, 하실 수 있으니

미리 주의사항을 말씀드린다면

로맨스 소설이기에 오글거리고 야할 수 있다.(그래봤 1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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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소설이 좀 더 무럭무럭 자랄 수 있게 해 주실 수 있을까 해서 소심하게 몸을 비비꼬며 살짝쿵 남겨놓고 간다. (다 안 읽으셔도 됩니다....)


자기 전 아주 잠깐 심심하시다면

발걸음 해 주시기를.(아악. 부끄러워서 도망갑니다!)

https://m.novel.naver.com/challenge/list?novelId=89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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