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울림 Feb 20. 2021

#.19

주간 <임울림>

부제 : 사실 그렇게 큰 일만도 아닌 것이


스스로 고갈되고 있다는 기분에 휩싸일 때, 무기력한 자신을 발견한다. 외부적으로 쓸모없는 소비를 하는 등의 행위로 현실과 동떨어진 새로움을 찾아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만족함과 동시에 오히려 공허한 마음을 더 크게 키우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결국 돌아와야 하는 곳은 현실이기에, 누구나(아마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피터팬이 될 수 없기에 당연한 순리다.


결국 그렇다면 자신을 메타적으로 인지함과 동시에 머물고 있는 운동장을 교체하거나, 현실이라는 운동장을 내가 즐기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운동장을 교체한다는 건 시간과 노력이 어마무시하게 들어가는 일이니 결국 관찰보다는 현실에 집중하기로 한다.


나의 이야기를 하자면, 피터팬 지망생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뭣도 없는 것이 앞날의 상상에 부풀어 어찌어찌 사회 곳곳에 포진한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나고 소통하며 글을 쓰고 있다.


아무것도 모를 때, 그래서 적응이 필요할 때, 그러니까 우리가 말하는, 어떤 단어 앞에 '첫'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대부분의 것들은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만든다. 초심자의 행운이 존재하는 까닭은 두드리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일종의 버프 같은 것이다. 몰라서 새롭고, 새로워서 빛나는.


그러나 영원히 빛날 수는 없어 과거를 갈구하게 되는 일종의 굴레가 지속된다. 갈구하는 욕망은 과거에 머무르게 하면서 현재 나의 위치가 어딘지 자각할 수 없도록 만든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화살을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쏟아낸다. 불안감 해소를 위한 불만이 관찰이 가진 객관성을 빙자해 눈을 가리게 되는 셈이다.


더해서 넘치는 것도, 덜어서 궁한 것도 아닌 중용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한 주다. 당장 내 손, 내 앞에 없는 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이를테면 혹은 비트코인 등 흐름에 편승하지 않았다는 박탈감으로 현실의 사소한 즐거움을 수몰시켜버리는 행위에서 멀어질 필요가 있다.


차분히 산책 한 번하고 다시 마감하러 가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1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