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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보 Oct 09. 2024

도망가자

천천히 걸어도

내 인생을 관통하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음악’이다. 바이올린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던 11년의 시간들.


’ 노래‘


또한 같은 맥락이다.

가사는 중요치 않았다.

그저 멜로디가 중요하고 멜로디만 오롯하게 집중했다. 나만의 아집이고 편견이었다.


‘멜로디’만 존재할 수 없고 ‘가사’만 존재할 수 없다.

함께 어우러진다. 진정한 하모니는 그 지점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다양한 것들이 변화하고 있고

그중 노래를 대하는 생각이 변했고,


한 가지는

‘가사’가 ‘멜로디’보다 집중하고 귀를 기울인다.


가사를 바탕으로 멜로디를 듣기 위해 노력한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흘러가는 가사와 멜로디에

자연스러운 조우.


나만의 노래를 만들고 싶다.


결국 나 또한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가사가 나올 텐데.

그저 내가 바라는 그 모습 그대로 온전하게


청자에게 느껴지길 바란다.


아직은 한없이 부족하다.

절대적인 시간은 의미 없을 수 있지만,

최소 10년이 흐른 뒤,


그 시간의 흐름이 의미 있길 바라며


준비를 해야지.

거꾸로 계획을 세워야지.

나태하지 않기 위해.


<도망가자>

                       -선우정아


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

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괜찮아

우리 가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대신 가볍게 짐을 챙기자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거기서는 우리 아무 생각말자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너라서 나는 충분해

나를 봐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

멀리 안 가도 괜찮을 거야

너와 함께라면 난 다 좋아

너의 맘이 편할 수 있는 곳

그게 어디든지 얘기해줘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가보는 거야 달려도 볼까

어디로든 어떻게든

내가 옆에 있을게 마음껏 울어도 돼

그다음에

돌아오자 씩씩하게

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

괜찮아 좀 느려도 천천히 걸어도

나만은 너랑 갈 거야 어디든

당연해 가자 손잡고

사랑해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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