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걸어도
내 인생을 관통하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음악’이다. 바이올린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던 11년의 시간들.
’ 노래‘
또한 같은 맥락이다.
가사는 중요치 않았다.
그저 멜로디가 중요하고 멜로디만 오롯하게 집중했다. 나만의 아집이고 편견이었다.
‘멜로디’만 존재할 수 없고 ‘가사’만 존재할 수 없다.
함께 어우러진다. 진정한 하모니는 그 지점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다양한 것들이 변화하고 있고
그중 노래를 대하는 생각이 변했고,
한 가지는
‘가사’가 ‘멜로디’보다 집중하고 귀를 기울인다.
가사를 바탕으로 멜로디를 듣기 위해 노력한다.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흘러가는 가사와 멜로디에
자연스러운 조우.
나만의 노래를 만들고 싶다.
결국 나 또한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가사가 나올 텐데.
그저 내가 바라는 그 모습 그대로 온전하게
청자에게 느껴지길 바란다.
아직은 한없이 부족하다.
절대적인 시간은 의미 없을 수 있지만,
최소 10년이 흐른 뒤,
그 시간의 흐름이 의미 있길 바라며
준비를 해야지.
거꾸로 계획을 세워야지.
나태하지 않기 위해.
<도망가자>
-선우정아
도망가자
어디든 가야 할 것만 같아
넌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아
괜찮아
우리 가자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대신 가볍게 짐을 챙기자
실컷 웃고 다시 돌아오자
거기서는 우리 아무 생각말자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너라서 나는 충분해
나를 봐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
멀리 안 가도 괜찮을 거야
너와 함께라면 난 다 좋아
너의 맘이 편할 수 있는 곳
그게 어디든지 얘기해줘
너랑 있을게 이렇게
손 내밀면 내가 잡을게
있을까 두려울 게
어디를 간다 해도
우린 서로를 꼭 붙잡고 있으니
가보는 거야 달려도 볼까
어디로든 어떻게든
내가 옆에 있을게 마음껏 울어도 돼
그다음에
돌아오자 씩씩하게
지쳐도 돼 내가 안아줄게
괜찮아 좀 느려도 천천히 걸어도
나만은 너랑 갈 거야 어디든
당연해 가자 손잡고
사랑해 눈 맞춰줄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가보자 지금 나랑
도망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