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유튜브 크리에이터 되기 교육 간다... 재밌겠지?
구청에서 무료로 해 주는 거고 엄마가 선정되었다네.
나이 들어도 호기심 잃지 않고 뭐든 배우려는 사람이 더 젊게 오래 살 수 있다고 해. "
"아들도 박막례할머니 알지? 유튜브 하는 할머니? 그분이 유튜브로 성공하더니 이제는 사업도 한다네.
그 나이에 참 대단하고 부럽네.
힐링여행자라는 유튜버는 64살인가에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구독자수도 엄청 많고
몇 년 후에는 그 아들에게 유튜브 채널을 양도할 계획이라네.. 대단하지 않아?
어떻게 60이 넘은 나이에 유튜브를 할 용기를 냈을까?"
아들에게 이번 달의 새로운 일정을 알려주며 성공한 유튜버들 얘기도 들려준다.
그러니 이 엄마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우리 아들도 뭐든 열심히 배우라는 압박(?)을 하고 싶었던 걸까?
아무튼
호기심이 많고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지적 호기심이 강하다고 해야 할까?
이것저것 많이 배웠다. 궁금한 건 못 참으니까. 배워야 할 수 있으니까.
재테크부터 취미. 운동 등
책을 통해서든 몸을 써서든 배우는 것이 좋고 알아가는 재미와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되기
좀 멋진 걸? 이러다가 진짜 유튜버 되는 거 아니야? 이 나이에...
매일 접하는 유튜브를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구청에서 마련한 주민정보화교육과정이다.
구청 홈페이지에서 알게 되어 신청을 했고 교육대상으로 선정이 되었다.
교육장에 도착하니... 20여 명이 앉아있다.
지정좌석을 확인하니 (대상자 중) 고령자순으로 좌석배치를 했다고 강사가 안내를 해준다.
내 나이가 뒤에서 6번째라는 얘기다.
60대부터 70대 후반까지,, 젊은 층은 40대 후반(50대 초반)쯤. 한두 명이 보인다.
지팡이를 짚고 오신 할아버지가 계신다.
흰머리 가득하고.. 지팡이에 의지해 거동을 하시는데.. 혹시라도 다치실까 걱정스럽다.
수업이 가능할까 염려(?)와 의심(?)도 드는데..
사람은 외모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될 것 같다.
아주 잘 따라 하신다.
이번 교육이 처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저 연세에. 저런 몸 상태로 배우겠다고 오신 그 열정이 대단하다.
두 시간 남짓한 교육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핸드폰에서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았고.. 콘텐츠(UCC)의 개념도 이해가 된다.
핸드폰에 이렇게 다양한 기능이 있었다니?
(기계치라서) 늘 알고 있는 기능만 사용하고 가끔은 그것도 모르냐고 타박도 들었는데..
사진을 찍고 편집하는 것도 배웠다. 잘 알지 못해서 쓰지 못했던 유용한 기능이 많다.
다음 수업시간이 더 기대된다.
핸드폰을 나보다 더 잘 다루는 울 엄마랑 같이 배웠으면 좋아하셨을 텐데..
엄마라면 충분히 잘 따라 배우시고 재미있어하셨을 것이다.
캘리그래피 배울 때 친정엄마와 같이 온 딸의 모습이 부러웠다.
울 엄마도 가까이 살면 모시고 이것저것 배우러 다녔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이제는 늙어서 배우는 것도 자신이 없다. 이 나이에 배울 것도 없고.."
한 번씩 가면 심심하다 우울하다. 소리를 하셔서
인근 주민센터나 복지관에 배울 만한 것이 없으신가 찾아봐도..
교통편도 그렇고(모시고 다닐 사람이 없다) 자신감도 잃어버리셔서 권해드리기가 어렵다.
이제는 포기했다는 것이 맞다. 흥미도 체력도 떨어지셔서..
나이 들어가는 부모님을 보면 늘 아쉬움이 크다.
조금 더 젊으셨을 때 여생을 즐길 취미나 즐길거리를 만들어두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것을 못해두셔서 그렇다.
얼마 전 브런치에 올라온 양태연작가님의 글을 보고 결심했다.
'나도 멋진 시어머니가 되겠노라'라고..
수채화가 잘 안 그려진다고. 실망하고 포기하는 마음이 잠시 생겨서 붓을 놓고 있었는데..
다시 붓을 들 용기가 생겼다.
10년만 꾸준히 그린다면 내 그림도 어느 정도 만족할 수준은 되지 않을까?
수채화교실에서 만난 회원분은 은퇴 후 그림을 시작해서 얼마 전 칠순기념 전시회를 하셨다.
"부럽고 존경스럽다."
생각만 말고.. 다시 도전해 보자.
나도 할 수 있다.
칠순기념 전시회 가능할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멋지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방법은
호기심을 잃지 않고 배우는 삶을 사는 것 아닐까?
나는 그렇게 멋지고 아름답게 살고 싶다.
지금 행복하자.
happy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