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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다 먹었니?”

요즘 이런 시어머니… 곤란합니다

by 김태선


정성도, 걱정도 고맙지만… 반복되는 확인이 부담이 될 때

시어머니가 건네는 반찬통에는 언제나 정성이 가득합니다.

시장에 들러 좋은 재료를 고르고, 집으로 돌아와 양념을 맞추고,

며느리가 좋아할까 생각하며 반찬을 나누는 시간들.

그 마음은 분명 고맙습니다.


하지만 요즘 커뮤니티에서는

이 따뜻한 마음이 부담이 되어버린다는 고민이 자주 올라옵니다.


“반찬 맛있게 먹었지? 다 먹었어?”
"남기지 않은 거지? 버린 건 아니지?”


정성으로 주신 건데 감사해야 하는 걸 알지만,

매번 반복되는 확인과 점검 같은 질문들은

때로는 ‘먹어야 할 의무’를 느끼게 하지요.

좋아하고 감사하는 마음과 별개로

‘조금은 힘들다’는 솔직한 감정도 존재합니다.



왜 이런 오해가 생길까요?

세대마다 관계를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시어머니 세대의 마음

챙김 = 사랑 표현

“다 먹었어?”는 관심과 안부의 확장

자식·며느리에게 맛있는 걸 해주는 게 기쁨이자 역할


● 젊은 세대의 마음

감사는 감사대로 느끼지만

반복 확인은 ‘감시’ 또는 ‘부담’으로 느껴짐

개인의 생활 리듬, 취향, 식습관은 존중받고 싶음


어느 쪽도 틀리지 않습니다.

단지 바라보는 창이 다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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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어긋나는 지점: ‘경계선’

심리학에서는 관계가 좋을수록 건강한 경계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경계선이 허물어지면

정성은 ‘간섭’이 되고,

호의는 ‘압박’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반찬을 주는 행위 자체보다

그 이후의 반복 확인이 경계선을 넘는 순간,

관계는 서서히 불편해집니다.


그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첫째. 감정은 부드럽게, 사실은 분명하게

“어머님 반찬 항상 감사해요.

근데 요즘 식단을 조절 중이라 매번 다 먹지 못할 때도 있어요.

그래도 마음은 정말 감사해요.”

거절이 아니라 상황 설명에 가깝게 말하면

상처 없이 전달할 수 있습니다.


둘째. 양 조절을 ‘부탁의 형태’로

“어머님, 너무 맛있어요.

다음엔 조금만 주시면 더 신선하게 바로바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양을 적게 받는 건 부담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셋째. 역할을 바꿔보는 제안

“이번 주는 제가 어머님 반찬 조금 나눠드릴게요.”

“다음에 같이 만들어볼까요?”

관계가 일방향에서 양방향으로 바뀌면

‘부담 관계’가 ‘함께하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결국, 모두의 진심은 단순합니다

시어머니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

며느리는 존중받고 싶은 마음

두 마음이 부딪히는 지점이 있을 뿐

사실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관계는 어느 한쪽이 변해야만 좋아지는 게 아닙니다.

조금의 설명, 조금의 배려, 조금의 경계선만으로도

충분히 부드럽게 회복됩니다.


누군가의 정성이 부담이 될 때,

그 부담을 말하는 것도 용기입니다.

정성을 지키면서도

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지점은

항상 ‘부드럽고 솔직한 이야기’에 있습니다.

세대가 달라도, 표현 방식이 달라도

서로의 마음만은 충분히 닿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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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며느리였고,

어떤 시어머니가 되고 싶은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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