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인터뷰를 보다가 불현듯.
어제 <조승연의 탐구생활>에 출연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평소 그의 피아노를 좋아해서 종종 찾아듣고 음반도 구매하고 있어서인지 인터뷰가 들어보고 싶더라고요.
천천히 피아노와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인터뷰가 좋았어서 이 글을 읽는 분도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인터뷰 내용 중에서 인터뷰어인 조승연님이 나라별 관객석의 분위기를 물어봤어요.
이에 조성진님이 차분하게 다양한 나라들의 특징을 이야기하면서, 그 마무리로 한 말이 정말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대로 옮겨 볼게요.
‘사실 어느 홀 어느 나라에서 공연을 하던 저는 마음가짐은 똑같고요.
물론 관객한테서 받는 에너지도 엄청나지만 저는 저를 위해서 연주를 하니까, 저와 작곡가를 위해서 연주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관객은 3순위. 죄송하지만.
근데 제가 이렇게 가끔 만족을 하는 연주를 하면 관객분들도 대체로 좋아하셨던 것 같아요.’
이 말을 곰곰히 되짚어보면서 저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나는 무엇을 위해 연구하고 글을 쓰고 있을까. 무엇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나. 하고요.
분명 처음에 공부를 시작하고 연구를 업으로 삼자고 마음 먹은 것은 이 일이 좋아서였는데,
성진님의 인터뷰를 듣고, 언제부터인가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필하는 것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라고요.
그런 식의 접근은 결국 다른 사람에게도 만족을 주지 못할텐데 말이죠.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을 어딘가에 써 두고 싶었어요.
브런치에 새로운 방향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했지만, 쉽게 시작하지 못했던 것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집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연구하는 이야기, 논문 읽은 이야기 등을 종종 써볼까 합니다. 저는 연구하고 강의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아서요.
성진님 말대로 저를 위해 연구하고 강의하다보면 보시는 분들도 대체로 좋아하시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