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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다솜 Dec 21. 2020

갈 곳 잃은 우리들

코로나 19 격상에 따른 카페 홀 폐쇄가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

데이트 코스에 빼놓을 수 없는 카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그간의 일상을 수다 떨러 가는 카페. 휴일에 작업을 위해 찾는 집 근처 한적한 카페. 소개팅 첫 만남 때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를 위해 들러야 하는 카페.


카페는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최적의 장소이다.

카공족, 카페 식문화, 홈카페 등 '카페'를 통해 보이는 특이한 '현상'이 하나의 마케팅적 용어가 되고,

스터디카페, 키즈카페, 브런치카페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이 파생되는 카페는

문화이자 일상이며 삶의 한 부분이다.


밥값보다 비싼 음료값을 기꺼이 지불하며 찾는 이유는 '공간'을 온전히 즐기기 위함이다.

그러나 코로나 19 2.5단계 격상을 시작으로 이 카페는 우리의 일상에서 사라졌다.


코로나 19가 우리의 인식에 들어온 2019년 초로 돌아가 보자.

우한발 전염병이 뉴스에서 보이기 시작할 때 가까운 나라 중국에서 시작된 것에 놀랐지만,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니기에 안일했다.

그러나 안심하기 무섭게 중국에서 입국한 한두 명의 확진자로 인해 코로나 19가 대한민국에 들어왔다.

그 후 무섭도록 빠르게 우리의 삶이 변화되었다.

3월, 대구는 지역 폐쇄가 이루어졌으며 취업시장에 천천히 도입되던 AI면접이 필수가 되었으며, 그마저도 기업에서 새로운 인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지며 취업난에 시달렸다.

청춘을 뽐내며 대학생활을 만끽해야 할 대학생들은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어 대학생활을 즐기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아무 걱정 없이 뛰어놀아야 할 어린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친구를 만날 수 없게 되었다.

아이들의 부모는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이 숙제가 되었고, 학원이 문을 닫으며 대한민국 사상 처음으로 강제적으로 사교육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 YOLO의 대명사인 해외여행은 해외여행 자유화 시대가 열린 뒤 처음으로 제한이 되었고, 늘 바빴던 여행사와 항공사는 인원을 대폭 감축하고 끝내 문을 닫고 마는 사태도 발생했다.


자유를 빼앗긴 우리는 과거로 퇴화된 느낌이 들지만, 기존에 없던 다른 차원의 미래를 갑작스럽게 맞이한 기분도 들었다.

그렇게 변한 환경에서도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버텨가고 있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중 나에게 가장 크게 불편함을 초래하는 것은 바로 '카페 홀 폐쇄'이다. 몸을 담그고 있는 회사가 커피회사이기에 더 체감이 크기도 하지만, 업무와 별개로 개인적으로도 카페를 가지 못하는 것은 크게 불편하다.

친구를 만나지 못하고, 연인과 데이트할 장소가 없고, 혼자 집중해서 작업할 공간이 한꺼번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2주간  폐쇄가 아닌 무기한  폐쇄는 카페 자영업자에게 절망이며, 우리들에겐 기분전환의 공간이 사라져 무기력감을 주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무기력하게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카페 대신 집에서,  방에서 작업을 하고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테이블을 방에 두었다.

기분을 내기 위해 조명을 켜고, 꽃 한 송이도 사 와보았다.

변화된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내 공간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약 없는 연장선에 지치고 절망적이지만,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답을 찾게 되는 시간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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