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마이페이지가 어디 있는데요?
러쉬에 입사한 지도 어느새 3개월. 많고 많은 회사 중에서도 러쉬는 그래도 뭔가 다를 것이라는 예상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사무실에서 신제품을 체험해 보고, 제품 후기 콘텐츠를 작성하기 위해 이런저런 제품들을 써보기도 하며, 팝업 스토어에서 지원근무도 경험해 보는 등등..
특히 극 내향인인 나로서는 팝업 지원 근무는 정말이지 신세계였다. 매일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반갑게 인사하며 소소한 대화들을 나누며 '내가 또 언제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팝업 현장에서 내가 주로 맡았던 롤은 외부 안내. 팝업 입장을 대기 중인 손님들에게 러쉬 앱을 설치할 수 있는 QR코드를 보여주고, 회원가입을 안내하는 일이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일어났다.
팝업 스토어 입장을 하기 위해서는 마이페이지에서 로그인 화면을 스태프에게 보여줘야 했는데, 손님들 중 대다수가 앱 화면에서 마이페이지를 찾지 못해 딜레이가 되는 상황이 종종 있었다. 잠시 러쉬 직원이 나닌, 손님에 빙의해 러쉬 앱을 살펴보았다.
여기서 문제, 과연 마이페이지로 향하는 아이콘은 하단 5개 중 어떤 것일까? 이미 러쉬 앱에 익숙한, 학습된 사용자인 나에게는 당연히 스마일 아이콘이 먼저 눈에 들어왔지만 손님들은 그렇지 않았다. 선택지는 고작 5개뿐인데 손님들은 왜 마이 페이지를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까? 그 해답은 타사의 마이페이지 아이콘들을 살펴보니, 아주 간단하게 발견할 수 있었다.
문제점 1: 러쉬의 마이페이지 아이콘은 '낯설다.'
위 사진들은 타 커머스 플랫폼 앱의 메인화면이다. 아마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마이페이지' 아이콘은 이렇게 사람 모양처럼 생긴 아이콘일 것이다. 그러나 러쉬의 메인화면은 대중들에게 익숙한 사람 모양의 아이콘 대신, 스마일 아이콘을 삽입했다. 분명 러쉬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둔 차별점일 테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익숙한 아이콘 대신 낯선 아이콘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으니 낯설 수밖에 없다.
문제점 2: 러쉬의 마이페이지 아이콘에는 텍스트가 없다.
위 사진은 오늘의 집과 네이버 웹툰의 앱 화면이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공통점은 바로, 마이페이지 아이콘 하단에 아주 친절하게 마이페이지 또는 MY라는 UI 텍스트를 삽입해 이 아이콘이 마이페이지로 향하는 아이콘임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타사 레퍼런스를 서치 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점은 네이버 웹툰인데, 러쉬 앱과 동일한 '스마일' 아이콘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텍스트의 유무에 따라 사용자의 여정이 이렇게 엇갈릴 수 있다는 점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문제점이 파악됐으니, 해결책을 제시할 차례다.
버전은 총 3가지.
첫 번째 버전은 아이콘을 교체한 버전이다. 러쉬 앱의 최대한 간결한 무드를 유지하기 위해, 타사 커머스 앱처럼 아이콘만 수정한 버전이다. 제일 명확한 솔루션이지만, 추가 디자인 작업이 필요해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아이콘과 텍스트 모두 수정한 버전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익숙한 심볼을 통해 해당 아이콘이 마이페이지임을 인지할 수 있고, 텍스트까지 삽입되어 있어 명확한 의미 전달이 가능하다.
마지막은 UX writer로서 가장 이상적인 솔루션이다. 현 아이콘에서 'MY'라는 UI text만 삽입해 아주 간단하게 해당 아이콘의 역할을 사용자에게 알릴 수 있다.
위 세 가지 버전 중, 과연 가장 이상적인 솔루션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