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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힐데 Oct 30. 2023

내가 만드는 두 번째 청춘, 인생 2막을 위한 수혈

체력 리뉴얼을 트랙으로 몸 만들기, 등반을 다시

막연하였던 계획이 되지 않게 나름 세부적으로 기간별 계획을 세웠다. 물론 나에게 가장 큰 강점은 실천력이다. 그렇지만 생각하고 있는 것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이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주어진 기간이라는 게 달력장 넘기듯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었다.

신중년으로 삶을 위한 미국유학을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과 전혀 다른 공간에서 삶에 대한 가장 큰 두려움은 건강이었다. 그러나 그도 오래전부터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으로 꾸준히 몸에 대해 공부를 하여 왔던 터지만, 노화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며 젊은이들과 함께 보내야 할 시간들에 대해 체력의 한계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시작된 트랙이었다. 5월부터 시작한 방하트랙은 일정한 미션 수행을 요했다. 평소에도 나름 근력을 키우는데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몇 해 전 뒷산을 오르다 119에 실려 내려온 후로 산행은 멈췄었기에 트렉 초반엔 조금 헤매기도 했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체력이 있는지라 지구력을 끌어올리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트랙 시작하고 6개월 그리고 2주 전 한 7여 년간, 묵혀 있던 자일을 꺼냈다.


과연 가능할까? 벽에 붙기 위해서는 살점을 날려 저체중을 만드는 것이 먼저지만 팀원들의 염원인 만경대를 향한 열망으로 염치 불고하고 옥대장께 도움을 청했다. 팀원들은 당연지사이고, 나도 혹여 올라가지 못하면 육중한 몸뎅이를 끌어올려줘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에 무모한 청인줄 알면서 두 손을 모은 마음을 보냈다. 옥영완 대장의 보시로 두 주 전에 감악산 암장에서 맛베기 하강 연습을 하고, 가을단풍 절정인 토요일 드디어 염초봉을 향한 트랙이었다.


북한산 북문까지 올랐다. 왼쪽으로 원효봉 오른쪽이 염초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많은 일반 등산객은 원효봉으로 향했고, 우리 일행은 염초봉 오르는 입구에서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직원의 요구에 맞춰 장비를 갖췄다. 하네스와 헬멧을 착용하고 자일을 메고 북한산성을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염초직벽 크랙을 시작으로 “못하겠어요~, 줄을 조금만 더 당겨주세요…잠깐만요, 한 번 더 해볼게요…” 등반 중 들을 수 없는 말들이었다.


책바위와 참기름 바위, 우측 천당길이라는 말바위 그리고 염초봉을 지나자 해는 이미 떨어졌다. 우리는 그렇게 오도 가도 못할 염초봉에서 서녘으로 떨어지는 해를 동녙에서 떠오르는 달을 맞이했다. 렌턴으로 눈길과 손길, 발길을 열고 달빛을 보조등을 삼았다. 저 멀리 보이던 백운대 태극기가 바로미터였다. 이미 백운대를 중심으로 대한의 사방은 야경으로 불바다로 변해 있었고 음력 9월 14일 달은 내일이 보름달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맞은편 인수봉엔 등반객 몇이 하강하고 있었고, 백운대 정상엔 우리만이 있었다. 팀원들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 될 자일 탄 순간을 남은 생 동안 잊지 못하고 회자하겠지. 그렇게 나의 23번째 트랙은 막을 내렸다.


산은 넘으라고 있고, 강과 바다는 건너라고 있다. 나의 두 번째 청춘은 노마드다. 그 체력검증의 시간이었다. ‘


#방하트렉367기, #자율트렉, #나의_방하트렉_23, #북한산염초봉백운대,


#먼길가기전몸맘단련, #인생2막준비, #나의스토리텔링, #호모헌드레드, #대체의학, #전자약, #나의_방하트렉: 1_12마감하고, 2-1북한산_의상봉, 2-2도봉산_사패산, 2-3관악산(호압사), 2-4파주심학산 등, 2-5태안서해랑길_바라길, 2-6파주봉서산, 2-7서울둘레길_7코스(봉산), 2-8감악산, 2-9북한산_백운대, 2-10서울둘레길_7코스(봉산), 2-11북한산염초봉백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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