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놀다 주머니시 Feb 27. 2020

노인

김지혜(월하)

<노인>


나는 마지막을 준비 중이다.

나의 모든 것들은 이미 나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

나만 마음먹으면 되는 것이다.


세상, 지고 가는 것 없다고들 하던데

두 손 가득 쥐고 있는 것은 나의 아집인가.


세상, 어려진다는 것이 이토록 비참한 것인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몸은 나의 통제를 벗어나 춤을 출 것이다.


마음 한편 인정의 조각이 자리할까

마음 한편 사과의 조각이 있기는 할까

나의 잘못은 이렇게 영영 지워질 것이다.

나는 기억하지 못할 테니 나는 기억하지 않을 테니


나는 점점 어려져 간다.

눈을 뜨고 일어날 때 언제 사라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이가 되었다.





#매주의글_3회차


#노인
 #월하
 @under_the_moonlight94



작가의 이전글 농ㅣ아ㅣ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