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월하)
나는 마지막을 준비 중이다.
나의 모든 것들은 이미 나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
나만 마음먹으면 되는 것이다.
세상, 지고 가는 것 없다고들 하던데
두 손 가득 쥐고 있는 것은 나의 아집인가.
세상, 어려진다는 것이 이토록 비참한 것인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몸은 나의 통제를 벗어나 춤을 출 것이다.
마음 한편 인정의 조각이 자리할까
마음 한편 사과의 조각이 있기는 할까
나의 잘못은 이렇게 영영 지워질 것이다.
나는 기억하지 못할 테니 나는 기억하지 않을 테니
나는 점점 어려져 간다.
눈을 뜨고 일어날 때 언제 사라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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