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산악자전거가 설 곳은?
5월 11일 오디 e바이크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취재를 위해서였다.
2016년 오디 페스티벌 이후로 3년 만에 다시 펼쳐진 행사다. 하지만 바이크 앞에 e가 붙었다.
바로 전기자전거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2016년도에는 본인만 전기자전거를 타면서 취재를 했던 터라 여유를 부리며, 코스를 누빈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올해는 참가자도 e바이크를 타는 동등한 입장이라 쫓아가기 바빴다. 그나마 비경쟁 방식이라 참가자들이 중간중간에 쉬기도 하고, 행동식을 먹으며 여유를 부리는 통에 따라가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2016년도 오디 페스티벌만 하더라도 90km에 달하는 거리라 14시간의 컷오프를 줄 정도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초창기 페스티벌은 새벽도 아닌 밤에 출발해서 꼬박 밤을 새워 달리던 시절도 있었다. 그 지역 라이더가 아니라면 답사를 했어도 길을 헤매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라 지도를 펼쳐가며 코스를 찾아가고, 길을 잘 아는 로컬 라이더와 합세해 달리기도 하였다.
어쨌든 일반적인 레이스와는 또 다른 장르로서 우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이번 페스티벌은 22km의 짧은 거리를 전기자전거로 이용해서 대부분이 2시간 내외로 입성했다. 주말에 클럽 라이딩 시간보다 더 적어 약간은 심심한 감이 있었다. 10시간 내외가 걸리던 오디 랠리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 시대가 변하고 자전거가 발전한 결과다.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장소다. 불곡산과 문형산 그리고 맹산으로 이어지는 불문맹이라는 장소는 그대로다.
100km나 되는 트레일을 헤집고 다니던 그때의 랠리가 그립지만 지금은 불가능한 일이다. 등산객에게 밀려난 자전거는 점점 깊숙이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산악자전거 파크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실 2019년 5월에 펼쳐진 오디 e바이크 페스티벌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한 대회였다. 대회를 위한 장소 허가나 관계기관의 협조가 없이 주최 측이 단독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경쟁 대회가 아닌 페스티벌이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도로와 산을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달린다는 것은 많은 다른 이의 불편함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행사를 하면 보통 관계기관에서 미리 주변에 공지를 하여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대회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협조를 해준다.
오디 e바이크 페스티벌은 그 어느 대회보다 등산객들의 핀잔과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던 행사였다. 전기자전거의 속도나 무게도 안전의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이제는 주말에 산에서 단체로 라이딩을 한다는 것은 몰상식에 가까운 행위다. 그 비난을 오롯이 참가자들이 받아야만 했다.
e바이크는 우리들의 라이딩 영역을 넓혀주었지만 현실의 여건은 그 반대다, 탈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좁아만 간다. 파크라는 장소가 있지만 일반 산악자전거를 위한 공간이고, 개수 또한 적다. 과연 이러한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어떻게 하든 등산객과의 공존을 밀어붙여야 할까? 아니면 다양한 파크를 늘려가는 것이 정답일까? 지금이라도 이러한 물음에 해답을 찾기 위하여 머리를 맞대야 한다.
2019년 6월 에디터스 레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