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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midtraveler Jul 02. 2019

[낯선세상 01]  낯선 언어를 만나다

언어는 이해하고 소통하는 수단이다.

지금까지 다닌 여행 사진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공간 —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 가장 먼저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아마도  가장 먼저 사진 속에 담는 것이 새로운 장소에서 첫 번째로 내가 생각한 것이고, 여행이 계속되면서 변해감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특정 주제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첫 번째 다른 나라로의 여행은 2006년이었는데, 이후 도착해서 찍은 사진들을 보다 보니 그때 내 마음이 이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 오랜 비행시간의 피로함, 낯섦. 그러면서 담고 싶었던 한 장의 기억.

한 장의 사진이 그때의 나를 말해준다.


눈에 익숙하지 않은 언어 그리고 활자


한국에서 내가 눈을 돌리면 보이는 것은 당연히 내가 읽을 수 있는 한글, 그리고 영어 정도이다. 내가 아무것도 읽을 수 없다는 것, 어떤 사물을 언어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적 추측으로 이해한다는 것. 그것이 그때의 나를 말해주고 내 눈길을 잡았던 것 같다. 공항 안 편의점 가판대 속 음료수와 신문.... 지금 기억해보면 낯선 언어로 둘러싸인 것은 처음이다.


첫 해외 여행, 도쿄 하네다 공항 도착 - 2006.06.03

                                     

세상에는 수많은 언어가 있고, 우리는 언어를 통해서 읽고 말하면서 이해하고 소통한다. 여행은 이렇게 내가 가진 한계가 무엇인지를 실생활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읽고 말하지 못함은 소통에 얼마나 큰 장애인가?

물론 요즘에는 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소통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다. 그리고 조금 자주 서로 다른 언어를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체코 프라하로 가는 길에 경유한 독일 어느 공항 - 2008.08.15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묶었던 숙소 - 2012.02.17


라오스 루앙프라방 숙소에는 스웨덴(?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유럽 어딘가)에서 온 친구가 묶고 있었다. 주인 말로는 장기 투숙객이라고 했다. 그는 매일 오전에 라오스 말을 배우기 위한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슬렁슬렁 돌아다니고 저녁 일찍 숙소로 와서 사람들과 또 대화를 했다. 그 당시 난 그의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굳이 라오스 말을 배울 필요가 있나? 유럽 사람들은 여행도 오래 한다고 하더니... 참 속 편한 친구 구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 생각은 참 단편적이었다. 그가 장기 여행을 하는 중이었다고 해도 꼭 언어를 배울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냥 실컷 즐기고 놀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매일 언어를 배우기 위해 꾸준히 다닌 것을 보면 그도 라오스 사람들과 라오스 말로 소통하고 싶었을 것이다.

소통의 기본은 언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림 같이 생긴 글씨들..


오만 공항 도착. 글자인지 지렁이인지... - 2015.02.23


오만 그리고 중동 지역의 글자는 정말 글자인지 기호인지 알 수가 없다. 처음 저 글자를 보고는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떻게 공부를 하는가? 싶었다. 그림 같은 글자... 차이를 알기 어려운 글자...

그것에 비하면 한글, 영어는 얼마나 명확한가?


 


쓰기 위해서,

말하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생각하고, 그리고 그 생각이 자신의 것으로 잘 정리되어야 한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을 듣고, 조금씩 실천해 나가려고 노력하면서

내가 쓰고 말한 단어들 중 의미조차 깊이 생각하지 않고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쓰고 말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모든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고 그렇게 생각한 것만 쓰고 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쓰는 말하는 단어, 말들을 조금씩 더 생각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이 좀 더 성숙한 인간이 되어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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