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글로 Nov 23. 2023

잊어야만 하는 마음

잊어야 더 아름다울 수도 있는 것에 관하여

사람이 사람에 대해 갖는 마음.

마음이란 본래 아름다운 것이다.


증오나 혐오와 같은,

날 선 모양을 띤 것들도 있지만...

그보다 아름다운 것들이 더 많다고,

그리 믿어왔었다.


애틋함이나 그리움,

혹은 안타까움마저도

결국은 아름다움으로부터

태어나는 것이라,

그리 믿어왔었다.


아름다움이란 존재만으로도 좋다.

더할수록 커지는 것이라,

하나라도 더 많으면 좋다고,

그러니 가능한 드러내는 게 좋다고,

그리 믿어왔었다.


.

.

.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늦게서야 깨달았다.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는,

묻어야만 하는 마음도 있음을.

이제서야 배웠다.

미워하는 마음이 아님에도,

잊어야만 하는 마음도 있음을,


마음이란 제멋대로 피어나기에,

내 의지로 어찌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것을 드러낼지 덮어둘지는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있다.


사람을 향한 사람의 마음은,

대부분 그 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드러내기보다 잊어야만,

어렵더라도 잊으려 노력해야만,

더 아름다워지는 마음도 있다는 걸...

새삼 이제서야 알게 됐다.


가슴 한 켠이 시큰해지는

아픈 깨달음 하나를 안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잘한 거라고.

그게 맞는 거라고.



매거진의 이전글 의욕을 위한 마중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