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에게
이로써,
너와의 만남은
시작부터 끝까지 나에게 이상적인 것이 되었다.
지지부진하던 끝을 내었고,
하염없이 흐르던 눈물을 지루하듯이 보던 너의 눈빛에
나도 모르게 나왔던
우리 혜어지자는 말
주워담고 싶었을만큼 놀라고, 슬픔의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느꼈지만
이미 한 챕터가 끝나감을 느끼고 있었다.
제일 좋아하던 동네인 연희동에서
한적한 화요일 낮에
선선한 가을 풍경을 보며
고소한 커피냄새와 인센스 향이 나던
재즈가 나오는 카페에서
너에게 작별을 고할 수 있음은 나에게 축복이었다.
책상 위에 놓인 우주적인 안녕은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하재연의 안녕 드라큘라를 건네며 너에게 사랑을 고백했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별을 말할 때 내 눈앞엔 우주적인 안녕이 놓여있었다.
나를 그렇게도 사랑했다는 너의 말은
내가 죽을만큼 듣고 싶던 것이었지만,
잘못 찾아간 편지처럼
이제는 내 서랍에 소중하게 담기지 못할 것이었다.
지나고 나니 대체 어떻게 끝을 내었지 싶다.
너의 얼굴을 보고 너의 눈빛을 마주하며 네가 건네는 다정한 말들에 넘어가지 않고
나는 삼켰던 얘기들을 건넸다.
너의 무신경한 눈빛과 태도에 대해
아니라고 하지만 사실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 너의 무관심에 대해
아프고 힘들고 슬프다고 말해도 한숨쉬어버리는 너의 무던함에 대해
너는 내가 괜찮다 해서 괜찮은 줄 알았다고 했다.
아직 서로 사랑하는데 사랑의 모양이 다르다고 헤어지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고비를 넘기고 같이 더 사랑하자고 한다.
이게 너에게 건네는 마지막 사랑이다
언제나 너의 험담을 외치던 브런치글에서 거의 처음으로 나는 너에 대한 사랑을 쓴다.
더이상 너가 나를 사랑하지 않음에 대한 불평도, 불만도, 없을 나의 글일 것이다.
이제는 너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그리움만이 내 글에 적힐 것이다.
이게 더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내 우주, 내 다정함, 내 사랑
너로 인해 나는 기꺼이 선악과를 따먹었고 생명을 주었던 하나님과 멀어졌고 우리는 에덴에서 쫓겨났다.
네 잘못이 아니야. 나의 잘못된 사랑으로 선악과를 따먹은 거야.
내가 지혜롭게 분별하지 못해서 미안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