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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순양 Mar 07. 2021

히타의 야끼소바

작은 취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후쿠오카의 근교에 있는 히타시에 들렀습니다.


역 근처의 관광안내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특유의 일본 감성이 온 마을을 뒤덮고 있더군요.

마치 짱구가 사는 동네에 들어온 듯

퉁퉁이가 어디선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듯


잔잔한 공기의 기분 좋은 농도를 한껏 즐겼습니다.


윤슬이 지나치게 아름다운 하천에서 물수제비도 던져보다가

뚝길에 앉아 멍하니 시간도 보내보다가

문득,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기차 시간을 앞두고 허기가 지더랍니다.


어느 골목에 있는 음식점 앞에 두세 팀 정도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습니다.

무슨 음식점인가 싶어 앞에서 기웃대다, 직원의 안내를 받고 저도 들어갔습니다.


야끼소바 전문점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맛있었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 쫀득한 야끼소바를 고소한 마요네즈에 찍어서 먹는데,

입안에서 엄청난 맛의 소용돌이가 부는 겁니다.


활기찬 주방과 음식점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 관광객들의 웃음소리.


그 날을, 그 맛을 잊을 수 없습니다.

먹느라 집중해서 사진 하나 남기지 못했습니다.


이 날을 시작으로, 한국으로 돌아와 저는 작은 취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이자카야에 가게 되면, 야끼소바를 꼭 시켜먹습니다.

아직까진 히타의 야끼소바를 따라올 맛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상관없습니다.


제가 먹는 것은 야끼소바가 아닙니다.


면발과 함께 곱씹는 것입니다.

마요네즈와 함께 그 날의 잔상을 버무리는 것입니다.

 

희미해지지 않기 위해, 저는 야끼소바를 시켜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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