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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의도노마드 Sep 04. 2022

문학이 필요한 이유

나는 평소 문학 장르의 책을 즐겨 읽지 않는다. 내가 책을 읽는 주된 이유는 타인에 의해 또는 스스로 갖게된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찾아 나가기 위함이다. 타고난 성향보다는 내가 살아온 환경 때문인 것 같다.


수학 성적이 조금 좋다는 이유로 이과를 선택했고, 성적에 맞추어 간 대학에서는 수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경력의 대부분을 금융회사에서 데이터와 경영 문제를 분석하는 일을 하였다. 그 때문인지 내 책장에 있는 책들의 대다수는 경영,경제, IT 관련 서적이 아니면 커리어와 관련된 에세이들이다.


그런데 요즘 글쓰기 수업에 참여하며 본의 아니게 문학 장르의 글을 자주 접하게 되었다. 수업은 짧은 소설을 읽고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물음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실 혼자 그 글들을 읽을 때에는 '왜 이렇게 비유나 함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되잖아' 라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그런데 같은 글을 읽고 수강생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왜 우리에게 문학이 필요한지,  왜  비유와 함축의 표현을 사용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우리는 같은 글을 읽고 나서 모두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하였다. 모두의 인생이 다르듯이 같은 글을 읽더라도 느껴지는 바와 생각하는 바가 다른듯 했다. 누구는 자신의 가족에 대해, 다른 누구는 자신의 일을, 또 다른 누구는 어렸을적 꿈에 대해 이야기 했다.


과거 알쓸신잡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영하 작가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는 우리 인간이 진화해오면서 이야기와 문학을 통해 서로에게 공감하고 잔인함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우리가 공감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유는 문학 속의 비유와 함축이 주는 여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앞으로 더 다양한 소설과 시를 읽으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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