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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오 Sep 09. 2022

나에게 맞는 스타트업

‘따뜻하고 일 잘하는 사람’

나는 Product Manager로서 지난 6년 동안 두 번의 이직을 통해 세 개의 스타트업을 경험했다. 첫 스타트업에서 2년 반, 두번째에서 2년, 그리고 지금 세번 째 회사에서 1년 넘게 재직 중이다. 


첫 번째 스타트업

가상화폐 거래소를 주요 제품으로 내세웠던 첫 스타트업에서 나는 여러모로 갈증이 났던 부분이 있었다. 우선 업계 자체가 나의 큰 관심 분야가 아니었고 내가 만드는 제품이 정말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제품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첫 스타트업을 관두고 다음 회사를 알아볼 때 그 회사의 제품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한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사용자들의 삶이 어떻게 개선되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제품이 세상에 어떠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고민했고 이러한 제품 비전을 가진 회사로 이직하고 싶었다.


두 번째 스타트업

두 번째 스타트업은 공기질 측정기를 만들고 이와 호환되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개발하는 곳이었다. 첫 회사에서 충족되지 못했던 부분이 이 회사에서는 많이 채워졌다. 우리가 함께 만든 제품을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리고 우리 제품을 통해 어떻게 그들의 삶이 바뀌는지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고 또 다른 갈망이 생겼다. 내가 정말 관심 있는 업계에서 내가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공기질, 환경 관련 업계는 흥미로웠지만, 나의 큰 관심 분야는 아니었다.


세 번째 스타트업

그렇게 현재 재직 중인 나의 세 번째 스타트업에 오게 됐다. 어릴 적부터 스포츠 없이 못 살던 나는 결국 스포츠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일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동기부여 측면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 아무리 꿈꾸던 업계, 회사여도 하루하루가 완벽할 수는 없다. 종종 힘든 시기에 일이 잘 안 풀릴 때 내가 좋아하는 업계에서 일한다는 것은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는 힘이된다. 우리 제품을 스포츠 팀이, 선수가 사용하고 나의 노력이 그들의 꿈과 목표를 이루는 데 일조한다고 생각하면 동기부여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의 조직문화

세 번의 스타트업을 경험하면서 내가 원하는 회사의 모습은 어떤 것이지 더 명확해졌고 한 단계씩 내게 맞는 스타트업을 찾아왔다. 각 스타트업에서 의미있는 경험을 하고 많은 것을 배웠다. 그리고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좋았던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아직 내가 정말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문화를 경험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와 꼭 맞는 문화를 가진 스타트업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한다.


나는 항상 스타트업의 조직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스타트업은 다이나믹하고 불안정하다. 이런 환경에서 서로 똘똘 뭉쳐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므로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일하는지를 결정하는 조직문화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문화가 어떤 모습일지 고민하던 시기에 라포랩스의 홍주영 대표님의 글을 읽었고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을 했다. 마치 내가 표현은 못했지만 머릿속에 갖고있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처럼.


‘따뜻하고 일 잘하는 사람’

라포랩스가 생각하는 “좋은 Team Player”의 모습

https://www.rapportlabs.kr/product/article_teamplayer
라포랩스의 인재상을 한 문장으로 정의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은, ‘따뜻하고 일 잘하는 사람’입니다. 

우선 인재상에 대해서 한 문장으로 명료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가 어떤 것인지 깊게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맡은 바 일은 엄청 잘 하시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차가운 사람보다는 일은 웬만큼만 잘하더라도 따뜻한 사람을 선호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죠.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하는 스타트업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일은 덜 잘하지만 더 따뜻한 사람을 선호한다고 말 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있을까? 


빠르게 성장하기에 바쁜 스타트업이 현실적으로 회사 문화에 많은 리소스를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 해야 할 일이 쌓여있고 주어진 시간 내에 제품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회사의 생존이 위협받는 환경이다. 하지만 동시에 어느 조직보다 회사에 기여하고 스스로 성장하기를 원하는 구성원이 모인 곳, 그리고 이 구성원들이 긴밀하게 함께 일하는 곳이 스타트업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이들이 기여, 성장, 협업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조직문화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여유가 없어 문화를 챙기지 못하면 미래에 여유가 생겼을 때는 올바른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까?


윗글에서는 '차가운 커뮤니케이션'이 효율적일지는 몰라도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받는 구성원은 '위험함'을 감지한다고 얘기한다. 

스타트업에서 이와 같은 상황은 매우 치명적입니다. 보통은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 문제를 풀기 때문에, 여러가지 가능성과 시도를 끊임없이 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실패의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위험함’을 느끼게 만드는 태도는 이러한 시도와 생각의 표현을 막고 회사의 성장을 저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심리적 안전감이 스타트업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여, 이를 형성할 수 있는 따뜻한 사람들을 우리는 팀플레이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커뮤니케이션은 당장은 노력이 더 들고, 비효율적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구성원이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게끔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라포랩스는 이 심리적 안전감을 형성할 수 있는 따뜻한 team player를 인재상으로 두면서 자연스럽게 따뜻한 커뮤니케이션과 심리적 안전감이 중심이 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런 문화가 모든 스타트업에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완벽한 스타트업 문화는 없고 결국 나에게 맞는 문화와 가치를 가진 회사를 찾아가면 된다. 그런 면에서 라포랩스의 '따뜻한' 문화는 개인적으로 정말 매력적이고 나도 한 번쯤 꼭 경험해보고 싶은 문화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지금 재직중인 스타트업에서도 한 구성원으로서 우리만의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결국 스타트업의 문화는 한 사람의 결정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함께 노력하고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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