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핀시리즈 시인선 006 (240323~240429)
* 별점: 4.5
* 한줄평: 영화의 시작과 끝 그 사이의 시들
* 키워드: 마음 | 숨 | 춤 | 침묵 | 사랑 | 빛 | 죽음 | 밤 | 꿈 | 미래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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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이 영화 속이라는 걸 알아채는’(「전주곡」 부분, p.9) 시의 구절로 시작해 ‘영화가 끝나고 극장이 밝아지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에세이 「극장에서 엔딩 크레딧」 부분, p.115) 장면으로 끝나는 것이 마치 영화 한 편처럼 느껴지는 완결성 있는 시집이었어요. ‘영화 같은 사건’을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일이라 할 수 있을까요? 정말 극장에서만 벌어지는 일들일까요? ‘미래이며 사랑이고, 우주이면서 우리인 것’(「이토록 작고 아름다운 (상)」 부분, p.57-58)을 찾아 헤매는 이들. 절망스러워 가끔은 좌절하더라도, 위로를 주고받으며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걸어가자고 말하는 듯해서 좋았어요. [2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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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걷다 보면 달이 뜨고 달빛이 수면 위에서 반짝이고 나는 그것을 조약돌이라고 착각했다 작고 예쁘고 아름다운 것마다 너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면서
/ 「오전 4시, 싱크로니시티, 구름 조금, 강수 확률 20%」 부분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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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선생은
입김을 불어넣은 창문에 여러 수식을 그리며
전위서정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것은 미래이며 사랑이고
우주이면서
우리라고
/ 「이토록 작고 아름다운 (상)」 부분 (p.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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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난다. 극장이 밝아진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음악이 흐른다.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난다. 우리는 일어나지 않는다. 침묵한다. 곧 우리는 손을 흔들며 헤어질 것이다. 좋았어? 무엇이 좋았냐는 질문인지도 모른 채 좋았어, 대답할 것이다. 잘 가. 다음에 봐. 인사를 할 것이다. 이 모든 게 영화가 끝났으므로. 극장이 밝아졌으므로. 그래서 우리는 헤어질 것이다. 누군가가 죽거나 사랑하거나. 영화 같은 사건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아니더라도, 그런 일들은 모두 극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이 영화는 여기서 끝난다.
/ 에세이: 극장에서 엔딩 크레딧 (p.11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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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았던 시
「전주곡」
「오전 4시, 싱크로니시티, 구름 조금, 강수 확률 20%」
「루저 내레이션」
「이상 기후는 세계의 조울증」
「처방」
「레몬 향을 쫓는 자들의 밀회」
「펀치드렁크 드림」
「조직력」
「이토록 작고 아름다운 (상)」
「이토록 작고 아름다운 (중)」
「이토록 작고 아름다운 (하)」
「불가능한 질문」
「작은 미래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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