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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여름 Dec 27. 2019

[수면교육] ④ 일관성이 생명이다.

둘째 수면교육 4~9일 차

◎ 첫째 수면교육에 실패한 둘째맘입니다. 아이 둘을 안고 자다가 만신창이가 될 지경에 이르러 둘째 수면교육을 다짐했습니다. 수면교육 이야기는 저 스스로 수면교육을 꾸준히 진행할 유인을 만드는 한편 밤잠을 설치는 엄마 아빠들과 과정을 공유하고 싶어서 시리즈물로 연재할 생각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수면교육 넷째, 다섯째 날


수면교육 4일 차부터는 또 다른 형태로 상당한 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는 눈에 띄게 깨는 시간이 줄었고 잠에서 깨도 비교적 쉽게 잠이 들었다. 이날 아이가 잠에서 깨는 횟수는 단 네 차례로 줄었다. 울음소리가 들린 후 5분 만에 들어가 아이를 달랜 일도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다음날에도 아이는 단 두 차례 잠에서 깼다. 그리고 조금 울다가 스스로 잠이 들었다. 원래 프로그램에 따르면 3일 차부터 말로 위로를 해줘야 하는데 나는 5일 차부터 말로만 위로를 하기 시작했다.(다만 때때로 마음이 동해 아이를 어루만져주기도 했다.) 5일 차에도 아이는 단 두 차례 깼을 뿐이다.  


◇ 여섯 번째 날


이날 아이는 8시 53분에 잠자리에 들어 단 9분 만에 잠이 들었고 새벽 5시 반까지 통잠을 잤다. 나도 피곤해 잠이 들었는데 계획했던 10시 반과 3시 반 수유를 모두 잊은 채 잠을 자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큰 혼란 속으로 밀어 넣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난 아기는 배가 고파 우는 듯했다. 문제는 일관성 유지를 위해 아기가 울 때 젖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는 배가 고파 울었지만 나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한 시간 내내 울었다. 충분히 잔 후 배가 고파 우는 것이어서 그런지 쉽사리 울음이 그치지 않았다. 


한 시간이 지나 아이의 울음소리가 작아지고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자 나는 아이방에 들어가 젖을 줬다. 그리고 당분간은 밤 수유를 중단할 생각을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만일 내가 예정된 대로 10시 반과 3시 반에 수유를 했다면 아이는 일어날 시간까지 자고 있었을 것이다. 깨어났다고 해도 배가 고파 울지는 않았을 것이다. 


◇ 일곱 번째 날


아이는 눕힌 지 단 11분 만에 잠이 들었다. 나는 전날 교훈을 기억하며 이날 밤 성실히 두 차례 밤중 수유를 했다. 


이날은 다른 날과 달랐다. 아이는 새벽 2시 42분에 깨서 4시 9분까지 울었다. 지금까지 수면교육을 하면서 가장 길게 운 것이다. 


나는 아이가 울기 시작한 지 거의 한 시간 반이 되어서야 아이가 대변을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냄새도 나지 않았을뿐더러 새벽이라 나도 비몽사몽 했기 때문에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아이는 더러운 기저귀를 하고 잠을 자고 싶지 않았던 거다. 기저귀를 갈아주니 아이는 금세 잠이 들었다. 


◇ 여덟, 아홉째 날


날이 지날수록 잠드는 시간이 짧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았다. 아이는 8일 차에 36분, 9일 차에 32분을 울고 잠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기운이 빠지는 느낌도 들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 엄마와 아빠가 흔들리지 않고 일관성을 지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잠이 드는 것은 오래 걸렸지만 이 두 날 아이는 각각 한 번씩만 잠에서 깼다. 


◇ 평가


수면교육 초기 진전만 거듭하다가 다시 후퇴하는 것 같아 불안한 기간이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상황에 직면하면서 배운 것도 많다. 수면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듯이 이 여정에서 일관성은 생명이다. 일관성이 빠진다면 수면교육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아이의 수면교육 성과는 다소 혼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수면교육에 참여하는 또 다른 주체인 나는 분명히 성공하고 있다. '아이가 과연 울음을 그칠까?'라는 의문을 품으며 자신이 없던 수면교육 전과 달리 아이가 반드시 울음을 그치며 생각보다 느릴 수 있지만 분명히 혼자 자는 법을 배울 것이라는 확신은 날이 갈수록 강해진다. 


아이가 우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 수면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내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 아이가 우는 것을 '불쌍하게' 보았다면 이제는 아이가 우는 것을 가엾지만 이겨내야 하는 순간으로 긍정적으로 느낀다. 그리고 아이가 그 상황을 이겨낼 것이라는 것을 안다. 


다만 아이가 눕혀도 울지 않고 혼자 잠들 수 있는 상태까지 교육이 진전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늘 울며 잠들게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이제 14일을 채우려면 단 5일이 남았다. 아가야 힘내자! 엄마도 힘낼게! 


① 밤중 수유를 하고 있다면 계획한 시간을 맞추도록 노력하자. 

② 그러나 아이가 울고 있다면 울음이 그친 후 수유하자.(배고파 우는 아이가 안쓰러워도 참아야 한다.)

③ 소변 기저귀는 괜찮지만 응가 기저귀는 꼭 갈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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