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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위 Mar 08. 2023

하루 5개의 감사일기는 나에게 무슨 변화를 주었나.

#감사일기 #긍정에너지 #일상체험

 최근 일기예찬을 쓰면서 나의 일기는 데스노트와 같은 수준이라고 했었다. 일기를 쭉 훑어 읽다 보면 그야말로 감정 쓰레기통 같다는 생각이 들며, 심지어 일기라는 존재에 미안한 감정마저 든다. 일기에 이것저것 모든 감정을 쏟아내어 쓰다 보면 속이 풀리는 탓에 순화하지 않은 감정들로 뒤섞여 있다고나 할까. 대나무밭과 같은 존재인 것이다. 그러다 문뜩 든 생각은 솔직한 감정도 좋지만 의도적으로나마 긍정적인 것들만 적어보는 시도는 어떠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적인 마음과 생각들을 푸는 것도 좋지만 억울한 감정, 속상한 마음, 화와 미움들을 자꾸 글로 쓰는 것이 은연중에 나의 상태를 다시 부정적 에너지로 채우는 악순환이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사실 밝은 사람인데 일기만 보고 있자니 그렇게 우울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느 날 다짐을 해봤다. 한 달! 무조건 한 달은 매일매일 5개의 감사를 찾아 기록해 보겠노라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글쓰기를 해보겠다고. 매일 5개의 감사를 찾는 것이 뭐가 어려울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감사라는 긍정 마인드로 일기를 채워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어떤 변화가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제일 컸다.

감사 일기를 시작하게 된 이유와 함께 적어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하루 5개의 감사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일기의 형식은 아주 간단했다. 길게 쓰지도 않았다. 앞에 번호를 붙여가며 짧게는 1줄, 길게는 3줄 정도로 무엇이 감사했는지 왜 감사했는지를 적고 꼭 ‘감사합니다’로 마무리 지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5개가 너무 약소한가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1번에 업무에 관해서 거창하게 시작하고, 2번 또 업무에 대해 적고, 3번…. 그렇다, 3번부터 막히기 시작한다. 3번… 음.. 오늘 무엇이 감사했더라…라고 고민하다 적기 시작하는 내용들이 맛있는 점심을 먹어 감사하고,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내 감사하고, 일찍 일어나서 감사하고, 심지어 날씨가 좋아 감사하다는 내용들로 끝을 맺게 된다. 5개의 감사를 빨래 짜듯이 짜내어 그날 하루를 탈탈 털어 글에 올리게 된다. 이렇게 사소한 것들을 적게 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나 싶어, 감사일기에 대한 회의감이 살짝 든 무렵에 알게 되었다. 


그 사소한 것들에 대한 감사가
여태껏 없었다는 것을.

 사실은 빨래 짜듯이 감사를 짜내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화를 내고, 미움을 표출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듯하다. 하지만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가 자연스럽게 나오기란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감사일기는 하루의 먼지를 털어내고 맑게 보는 마음의 연습이다. 언제 내가 날씨에 감사하고, 걷는 것에 감사하고, 잘 잔 것에 감사하고, 풍경이 예쁜 것에 감사해 보았을까. 지금껏 누려왔던 것에 대해 마음껏 감사를 표하는 시간을 가져보게 된다. 그렇게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글로 가득 찼을 것 같은 감사일기를 보다 흠칫하였다. 생각보다 부정적인 내용들이 꽤나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부정적인 마음과 사건들을
에둘러 순화하고
난 또 그것에 감사하고 있었다.

 평소의 일기라면 원망 가득한 감정으로 마무리가 지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감사일기에는 ‘그러했지만 더 큰일이 없어 다행이니 감사한다.’라던가 ‘그 일을 통해 배운 점이 있어 감사한다.’ 라던가 ‘펑펑 울었지만 덕분에 마음이 홀가분해졌으니 감사한다.‘라는 어찌 되었든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가 지어졌다. 이것은 꽤나 새로운 발견이었는데, 의도적으로 생각했던 감사가 모든 면에서 건설적이고 긍정적으로 끝맺음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슬프다, 화난다, 억울하다, 짜증 난다 라는 감정에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많다. 하지만 감사일기로 인해 거기서 한 줄 더 나아가 고마움으로 마무리 짓게 하는 마음의 훈련을 하게 된다.

소소한 것에, 몰랐던 것에 감사를 적게 된다.



 감사 일기는 잠자기 전 10분만 투자하면 되는 약소한 일이다. 하지만 미치는 영향은 결코 약소하지 않았다. 시도해 보지 않았다면 딱 한 달! 한 달 만이라도 감사일기를 적어보길 권해본다. 별 거 아닌 듯 별거인 듯 별거 같은 일이 생긴다고 할까. 한 달의 약속을 마치고 사실상 감사일기 쓰는 것이 중단되었다. 그러다 근래 내 마음에 화가 가득 찬 것을 발견하고 다시금 자기 전에 감사일기를 적으며 마음을 정화시키고 있다. 이왕이면 아름다운 마음으로 세상을 감상하고 즐기고 보기 위해! 적어도 후에 나의 일기가 달콤한 초콜릿이 가득 담긴 초콜릿 상자이기를 바라며!


(어이없는 감사에 웃음이 나기도 한다...ㅡ.ㅡ;;; ㅋㅋ

비루한 하루에도 감사를 던져보는 것이 감사일기의 묘미이다.)


[짤막한 변화 후기]

1.  일단 하루의 감사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었다. 은근히 특별했다. 의도적으로 그랬던 적이 없었기에.

2. 정말 소소한 것에도 감사하게 되었다. 하다 못해 나의 칭찬도 늘어놓게 되었다.

3. 부정적인 사건이나 생각도 끝으로는 긍정적인 생각과 건설적인 마음으로 마무리 짓게 되었다.


[감사 일기 쓰기 팁]

1. 하루 5개 짤막한 문장으로 적어보기. 무엇을, 왜라는 형식으로 적어보았다.

2. ‘감사합니다’라는 문장을 적을 때 가끔씩은 소리 내어 읽으며 적었다.

3. 너무 고민하지 말고 쓰자. 쉽게 쉽게 적어보자.

4. 무조건 5개를 채워봐야한다. 없다고 끊지 말고 채워보려하면 몰랐던 감사가 튀어 나온다.

5. 한 달이고 기간을 정해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한 달 다 쓴 뒤 찬찬히 읽어보면 생각보다 그 짧은 줄에 하루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그동안 없었던 생각의 모습도 보인다.


[오늘의 감사]

1.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적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해 주어 감사합니다.

2. 근래 초초한 마음이 가득했는데 오늘은 꽤나 평온한 마음입니다. 이 마음에 감사합니다.

3. 열심히 일하는 동료의 모습을 보며, 좋은 분들과 일하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4. 아트 전시장에 우리의 공간이 없어 꽤나 서러웠습니다. 하지만 곧 멋진 전시부스를 마련하겠다는 의지와 투지를 팀원들과 가지게 되었습니다. 강한 의지를 가지게 된 점 감사합니다.

5. 새로운 일에의 도전이 스트레스였나 봅니다. 그래서 짜증이 가득했었는데 오늘 교수님의 특강 연락에 … 역시 새로운 도전이 기회를 주는구나 싶었습니다. 자꾸 짜증 부리지 말고 배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늘 좋은 도전의 기회를 받는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 여러분은 어떤 것에 감사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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