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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lja Jul 15. 2021

작은 아씨들-그 뒷 이야기 9

작은 신사들 (by 루이자 메이 올콧)

제4장 디딤돌들    


  월요일 아침에 학교에 갔을 때, 네트는 모두에게 자신의 무지가 들통날까 봐 내심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바에르 교수가 밖으로 깊게 돌출된 창문 턱 자리를 줘서 다른 아이들에게 등을 돌릴 수 있었다. 거기에서는 프란츠 말고는 아무도 네트가 배운 것을 잘못 말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공책에 떨어뜨린 잉크 방울도 볼 수 없었다. 네트는 자신을 이곳에 앉도록 해 준 바에르 교수님께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기쁨에 들떠 지나치게 열심히 공부하는 바람에 바에르 교수가 네트의 뜨거워진 얼굴과 잉크 묻은 손가락을 보고 웃으며 말릴 지경이었다.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 얘야. 녹초가 될 테니까. 시간은 충분하단다.”

  “하지만 열심히 해야 해요. 안 그러면 다른 아이들을 따라잡을 수 없어요. 걔들은 많이 알고 있고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네트는 문법, 역사, 지리를 놀랍도록 쉽고 정확하게 암송하는 소년들의 소리를 듣고 완전히 풀이 죽어 있었다. 

  “너도 쟤들이 모르는 좋은 걸 많이 알고 있잖아.” 

바에르 교수가 네트 곁에 앉아서 다독였다. 프란츠는 어린 학생들에게 복잡한 구구단을 이해하도록 지도하고 있었다. 

  “제가요?” 

네트는 전혀 못 믿겠다는 듯 바에르 교수를 쳐다보았다.

  “그럼. 우선 하나를 얘기하자면, 너는 화를 잘 참잖아. 잭을 보렴. 연산은 잘하지만, 걸핏하면 화를 내지. 그것은 훌륭한 교훈이란다. 너는 그 교훈을 아주 잘 배운 듯하더구나. 그리고 모두 원하는데도 아무도 못 하지만, 넌 바이올린을 켤 수 있어. 네트, 가장 최고는 네가 정말로 뭔가를 배우고 싶어 한다는 거야. 시작이 반이란다. 처음에는 힘들어 보여서 좌절하기도 하겠지만 열심히 하면, 하면 할수록 점점 쉬워지게 돼.” 

   바에르 교수의 말을 들으면서 네트의 얼굴이 점차 밝아졌다.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기댈 수 있는 뭔가가 있다는 사실에 부쩍 용기가 솟았다. ‘네 저는 화를 잘 참아요. 그렇지 않으면 아빠가 절 때리셨거든요. 그리고 저는 비스케만이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바이올린을 잘 켜요.’ 네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 표현할 수 없이 편안해졌다. 그러고 나서 데미에게까지 자신의 진심 어린 말이 들릴 정도로 크게 다짐했다.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공부할 거예요. 학교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애들이 비웃지만 않는다면 최고가 될 거예요. 바에르 교수님과 조 선생님께서 저한테 잘해주시잖아요.”

  “친구들은 너를 비웃지 않을 거야. 걔들이 비웃는다면 그러지 말라고 내가 말할게.” 

데미가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도 잊은 채 외쳤다.

  구구단이 7 곱하기 9 중간쯤에서 멈추고 모두 무슨 일인지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 

  바로 그때 바에르 교수는 연산보다 서로 돕는 걸 배우는 게 더 낫다는 생각으로 네트의 결심을 모두에게 전했다. 흥미롭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듣자 착한 아이들은 네트를 도와주기로 약속했다. 멋지게 바이올린을 켜는 친구에게 자신들의 지식을 나눠주라는 부탁을 받는 게 꽤 영광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 호소로 아이들 사이에 정의로운 감정이 감돌면서 모두 기꺼이 ‘배움의 사다리에 오르도록 격려’ 해 주었기에 네트가 넘어야 할 걸림돌도 적었다.

   네트는 몸이 약해 아직 공부를 많이 할 수가 없었다. 조는 다른 아이들이 책을 읽는 동안 네트가 즐겁게 보내도록 다양한 오락거리를 마련했다. 그중에서 정원은 최고의 약이었고 네트는 비버처럼 부지런히 일했다. 작은 농장을 갈고 콩 씨를 뿌리고 나서 씨앗들이 자라기를 눈이 빠지게 지켜보았다. 따뜻한 봄기운에 초록색 잎이 돋고 가느다란 줄기가 움터 새싹이 빠르게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무척이나 기뻐했다. 지금껏 이렇게 호미질했던 텃밭은 없었다. 바에르 교수는 네트가 하도 흙을 휘저어서 작물이 하나도 자라지 않을까 봐 엄청나게 염려스러웠다. 그래서 바에르 교수는 네트에게 꽃밭이나 딸기밭의 잔일을 시키기도 했다. 네트는 주변에서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벌처럼 바쁘게 일하면서 콧노래를 불렀다.

   “이 애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물이야.” 

조는 지금은 통통해지고 혈색이 살아나지만, 한때는 야위었던 네트의 볼을 살짝 꼬집으면서 농담하곤 했다. 가난으로 구부러졌던 네트의 등은 일하면서 건강해졌고 영양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서서히 곧게 펴졌다. 조는 그런 네트의 등을 토닥 거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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