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짜파게티는 싫어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여행일까, 표현일까.
여행은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서는 것인데 맛있는 음식은 대부분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정말 맛있다'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매일 집에서 먹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맛있게 먹을 수는 있지만, 그 음식을 먹어서 '맛있다'라고 발성하기에는 약간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에너지라는 것은 애써야 나올 수 있는 무엇인가다. 에너지를 짜내면서까지 '맛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정말 맛있는 음식이었을까.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 맛있으면 우리는 진실의 미간을 움직이면서 음~하고 우주와 소통한다. 누군가가 들어주길 원하기보다는 그 순간, 시점을 기억하려고 사진을 먼저 찍는다. 그런데 집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을 맛있다고 해서 사진을 찍고 기록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것은 맛이 없는 음식이었을까.
지금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역시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어서 쓰는 글이라는 것은 아무도 모르겠지. 그렇다고 지나가는 일요일을 아쉬워하면서 짜파게티를 먹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