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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수마그네슘 Dec 18. 2022

호캉스를 왜가?

눈이 심각하게 많이 내리던 날. 눈이 매섭게 몰아쳐 운전을 하면서도 나는 벌벌 떨었다.'괜히 가나? 아냐 이럴때 오히려 풍경이 더 좋을거야'...등등을 생각하면서 유투브로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신나게 엑셀을 밟았다.  그렇다. 나는 공짜로 호캉스를 갈 시간과 여유가 되었고 동반자인 동생을 기다리기 위해 어떻게 하면 코엑스 근처에서 잘 놀지 궁리나 하고 있었다. 바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호캉스를 왜 가는가? 비즈니스 목적도 아니고 하룻밤 무엇을 위해 나는 호캉스를 가야만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사실 수많은 답변을 할 수 있다. 우선 나는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을 그곳에서 목격한다. 휴양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도 있지만 바쁜 비즈니스맨들, 혹은 나이 지긋하신 우아한 할머님도 본다. 거기에 최상의 서비스 일원들을 마주한다. 나는 그것을 잘 구경하는 걸 즐긴다. 물론 나 같은 서민의 입장에서는 이런 특급 호텔은 마음 먹고 오는 곳이며 돈과 시간을 일정금액 이상 지불 해야하는 큰 결심이 필요로 하다. 그렇지만 1년에 한 번쯤은 꼭 와보는 나의 문화행사다. 이곳에서 올인원으로 해결가능한 흡사 고급 실버타운에 온 느낌을 잠시나마 받으며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일기를 쓴다. 룸의 고풍적인 인테리어들을 구경하는 것, 이곳에선 어떤 침구를 쓰는지 또 어떤 그림이 걸려있는지 어떤 바닥재를 쓰는지 등등을 살펴보며 자본의 힘을 느껴볼 수 있다. 

그 중 꼭 추가하는 건 바로 이 가습기. 

룸은 대체로 환기가 되지 않기에 건조하며 겨울엔 특히 심하다. 여기서 항상 관리가 잘 된 가습기를 추가 요청한다. 그러면 훨씬 호텔 하루생활이 쾌적하다.

그 다음으로 하는 행위는 책읽기를 준비 하기 위한 커피 셋팅 타임. 

커피잔을 씻고 네스프레소 머신에 캡슐을 넣는 순간. 그보다 행복할 순 없다. 특히 호텔에 비치된 노트북 전용 데스크는 이 편리함을 배가시킨다. 나 오늘 조금 컨디션 좋게 일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느낌?

그리고 동생이 오기전까지 신나게 코엑스몰에서 놀고 먹은 후의 저녁시간 타임. 우리는 합의하에 특선초밥과 순대모음을 샀다. 나는 전날 코스트코에서 17000원 정도 하는 화이트 와인을 샀는데 조금 달지만 맛있었던 가성비 와인이라 추천. 내가 동생에게 배푼 호의만큼 동생도 내게 호의를 배푼다. 나는 으레 이런관계들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며 편한 동생에게 잔망스러움을 내비쳤는데.... 

집에서 토마토와 키위를 바리바리 썰어왔고 브리 치즈와 초코렛을 지참하여 모든걸 갖춰서 먹겠다는 의지가 대단하지?

그리고 하이라이트들. 바로 저녁 수영장과 헬스장 이용하기다. 

여기까지와서 이 서비스들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건 정말 큰 즐거움을 놓치는 느낌이다. 나는 결정적으로 수영도 못하고 운동도 잘 못하는 사람이지만 이들을 이용해보기 위해 여기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호텔의 수영장과 휘트니스를 사랑한다. 보시죠. 대체적으로 밤 9시 ~10시의 수영장에는 사람이 없고 초보인 나는 창피할 것도 없이 수영 호흡 연습을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전날 트렁크에 수영복과 수영모, 수경만 꾸겨넣어 가져온다면 이곳은 나만의 파라다이스가 된다. 또한 놓칠 수 없는 피트니스 기구들은 나를 사로잡기에 충분하고 이건 차차 또 밑에서 이야기 하도록 ...

짜잔 ~피트니스 라운지에 있던 판화와 트리. 

밤에 사실 잠을 자는중 마는둥 한 이유는 그다음날 먹을 조식의 설레임이 있어서였겠지? 건조한 방안에서 다음날 먹을 조식만 생각하며 새벽 6시 50분에 세수만 하고 내려와서 먹은 조식들은 과일, 단백질, 탄수화물, 등을 골고루 섭취하여 기분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끔한다. 이 얼마나 훌륭한 식사인가?

내생각에 이곳에서의 최고 식사는 바로 이 작은 그릇에 나오는 쌀국수 아닐지. 고수 팍팍을 시전했다. 

그리고 룸안에서 조금 쉰 후 나온 아침 9시경의 헬스장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이멋진 풍경을 보면서 트레드밀을 뛸 생각을 하니 오바 조금 더해 가슴이 벅차오른다.

무려 봉은사 뷰로서 상쾌한 아침을 헬스맨들과 함께 보낼 수 있다니.

하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오히려 여기서 눈치안보고 이런저런 기구들을 써보니까 조금 더 건강해진 느낌이다.

사이클도 열심히 해보고..

체크아웃 타임까지 하루 1일1 헬스장을 실현해보며 남은 올해도 열심히 살아야 겠다 다짐했다. 

나는 항상 봉은사에 가면 저 호텔이 궁금했다. 그래고 와봤다. 오래된 호텔에 묻어있는 클래식함이 안락하고 좋은 서비스와 이에 걸맞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볼 수 있는 기회. 특히 연말이라 볼 수 있었던 화기애애하고 기분좋은 모임들의 사람들. 이 모든것을 감당해보는 것. 그래서 내게 호캉스는 조금 무리해서라도 1년 한번은 와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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