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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수마그네슘 Apr 16. 2024

급하게 떠난 도쿄여행 4일차

4일차 아침. 요거트로 시작했다.

(저기..전날 밤에 몇 입 먹고 놔둬 버린 뒤에 보이는 잭다니엘은 눈 감아..이건 내 입맛이 아니었음)


사실 이번 도쿄는 5년 만이었다. 나도 나이가 든 건지 사람이 많은 관광지들은 힘들어 피해 다녔다고 생각했으나 역시나 도쿄 시내에서만 맴돌았다. 그리고 누구나 아는 유명 관광지에는 관광객들 특히 아시아인들보다 급증한 서양인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듯 보였다. 정말 유명한 맛집들은 웨이팅이 엄청났고 심지어 쇼핑을 할 때도 (무인양품 등) 줄을 서서 계산을 해야 하니..이것이 바로 오버투어리즘?  


새로 생긴 핫플 '아자부다이 힐스'는 전망대만 문닫기 전 바삐 체크했고 미술관도 딱 2 곳만 갔다. 다음 전시 오픈 준비 중인 '네즈 미술관'을 못 간 것은 많이 아쉽다. 미술관 정원을 걸었어야 했는데.. 스페셜티 카페들을 많이 못간것도 아쉽고.. 하지만 3박 4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최선을 다했음. 여행을 와서도 급효율을 추구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나는 자주 조급했던 것도 같았다. 하지만 또 올거잖슴? 

그리고 또 아침 티비에서는 81세 할배의 체력쇼가 나오고.. '언더아머' 체크. 근데 님 짐 챙겨서 빨리 나가야해 ..

또 한 무더기 짐들을 짊어 매고..

체크아웃 하기 전. 잠시 로비에 짐을 맡겨버림.. 하네다 공항에는 저녁 6시까지만 가면 되거덩여..

아참 여기 조식은 체크아웃하고 딱 한번 먹어봤음. 버터 얹은 토스트 1개, 나름 샐러드, 계란, 커피. 

그리고 첫 번째 행선지. 바로 일본식 닌교야키 전문점. 'shigemori'


팥앙금이 든 것이 베스트 메뉴라고 해서 한 팩사고 또 팥앙금 없는 버전도 하나 집어 옴. 개인적으로 단것을 많이 안 좋아해서 팥앙금 없는 버전이 훨씬 먹기 편했음. 유통기한이 매우 짧아서 3~4일 안에 먹어버리는 것이 중요. 물론 당연히 하루가 지나면 없어져버림......

함께 주신 봉투 좀 보셔요. '나 전통 좀 있소' 의 느낌...

그렇게 과자 봉다리를 손에 쥐고 '국립신미술관'에 도착했다. 아직 오픈도 하기 전. 

현재 기획전으로 마티스 전시를 하고 있었고 꽤나 완성도 있는 전시라는 입소문을 듣고 왔지요. 입장료는 2200엔.

입장하기 전 사람들이 줄을 서길래 나도 섰다. 아침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았고..

이 전시는 마티스에 감흥 없는 사람도 홀리는 전시라 생각함. 이렇게나 다양한 작품들을 가져올 수 있는 미술관의 파워라니.. 한글 버전 핸드아웃의 꼼꼼함과 친절성, 직관적이고 추상적이지 않은 설명. 모두 흡족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이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배울 것은 배워야 함. 특히나 대부분의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것도 너무 좋았음. 위의 사진은 그나마 사진 촬영이 가능한 존. 요즘은 미술관에와서 자신이 교양 있음을 입증해야하는데 이런 인증샷 문화에 혐오를 느끼는 사람으로서 온전히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참 좋았다. 

기분 좋게 마티스 엽서와 클립을 사고 나오는데 미술관 카페에서는 마티스 전과 연계된 스페셜 음료도 팔고 있었다. 이렇게 섬세하고 재미난 요소가 있던 곳. 롯폰기에 올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곳 '국립신미술관'이었습니다.

그리고 몇일 전부터 먹고 싶었던 딸기 모찌를 이세탄 백화점에서 만났음. (시즌 한정메뉴)

한 개에 367엔이라는 사악한 가격은 한입 먹는 순간 납득이 됨. 딸기에 꿀을 발라두셨나요? 순식간에 두 알을 집어삼킴. 그렇게 잠시 식료품 코너를 구경하다 위층으로 올라가 나를 위한 양말 2족을 샀음.

그리고 도쿄에서 남은 현금을 다 써버린 곳 '멘야 카이진'. 내가 먹은 건 시오라멘이다. (1000엔) 리뷰를 찾아 보니 매운버전의 라멘도 강추하던데 담에는 꼭 매운라멘을 먹어보리다.

여긴 2층에 위치한 곳이라 잘 찾아가야하고 현지인들이 참 많았다. 육수는 멸치 육수인지 매우 깔끔한 국물맛에 깊이감을 더했고 추가된 완자가 신의 한수였음.돼지 육수로만 길들어진 라멘과는 다른 느낌의 신선함을 안겨준 곳.  

흡족한 식사 후 향한 곳은 요요기 인근.

푸글렌 안가기는 또 아쉽죠?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것도 참 재주야..

산미 강했던 오늘의 커피 : 410엔 


관광객들 특히 한국 사람들이 많았던 곳이다. 그리고 나도 궁금해서 와봤다. 푸글렌은 후쿠오카 이후로 2번째인데 분위기가 모든 것을 다 설명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장소에 따라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참 다른데 이곳 시부야점은 후쿠오카보다 빈티지적 요소가 강했음. 점원 한 분 한 분의 인상에서도 빈티지함이 느껴졌을 정도..한적한 골목길에 숨겨있다 말하기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집결하는 곳. 신기한 게 북유럽의 커피점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마케팅에 성공했을까? 커피 맛이 좋기 때문에? 아니다 분위기라 생각햐..물론 이곳은 커피 맛까지 괜찮다.

아니 근데 저렇게 카페 야외 석에 앉아 있었는데 난데없이 카와이한 강아지가 내 앞에 주저앉아 안 간다고 땡깡 부린 사건..심쿵..가지마........!!!

그리고 요요기 까지 온 이유는 바로 요기 'MEALS'에서 스튜디오 엠 그릇과 커피잔을 사기 위함이였음..

한국에서 사면 2배 비싸기 때문에 무조건 예쁜거 쟁여서 배낭에 이고지고 가야 함을 명 받았으니.. 적당히 예쁜 것들을 추려서 가는걸로 해!

아니 간장 종지도 너모 기엽죠?

결국에 이성끈을 잡고 자제하고 얼리버드 그릇 2개, 커피잔, 간장 종지 2개, 스푼 4개를 사고 15,290엔 지불. 


이곳에서는 엄청 친절한 점원분에게 또 감명 받았지 뭐. 포장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포장해 주시고 하나는 선물할 거라고 하니 예쁜 카드도 고르라고 하셨다. 나의 도라에몽 애착 에코백을 보고는 와우 도라에몽 좋아하세요? 괜한 아는 척도 해주시고 한국어로 인사말도 걸어주시고 말야.. 참 좋은 인상과 푸근함으로 이곳이 남았다. 다음에 꼭 또 오라고 쿠폰까지 찍어주심. 그럼 진짜 제가 또 와요.

이렇게 볼일을 다 보고 이제 가야 할 시간인데 정말 나 ...가야 하니? ..근데 패밀리마트에서 겟 한 요 홍차 우유 이거 맛있더라요? 처음 먹어봄.


자 이제 나 진짜 가야함...짐이 있는 니혼바시 역에서 지하철로 30~40분이면 하네다 공항에 도착.

그리고 공항에서도 소중한 마지막 한 끼를 먹어야 하는데 유투버 '토요일의 도쿄'에 소개된 하네다공항 맛집인 '오니기리 콩가'에는 꼭 가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일찍 옴. 

이곳은 체인점인데 도심에서 못먹어봤으니 여기에서라도 먹어보자고.

크기가 밥 한 끼 분량은 되기 때문에 하나로도 충분함. 나는 명란크림으로 주문했고 목이 막힐 수 있기 때문에 미소시루도 추가요. 선생님들 하네다 공항이면 여깁니다. 꼭 한번 가보십시요오.....

그리고 한국인들이 보이면 사 간다던 닷사이23이 공항에 깔렸더라고요? 닷사이 39도 있었다. 술을 못하는 나에게는 그거나 그거나 일 것 같아서 보다 저렴한 걸로 사케 체험 겸 닷사이39 를 사 왔고 한 이틀 냉장고에서 숙성시켜 먹어봤는데 와인보다 내 취향이다? 

그리고 진짜 최종 끼니. 기내식은: 사전신청한 글루텐프리식.

이따 김포에서 집까지 운전해서 또 가야 하니까 알콜은 자제하고 속이 덜 부대끼는 걸로 주문해서 먹었다. 저녁 비행기는 글루텐 프리 식단도 괜찮은듯합니다. 또 과일로는 사과도 나와주셨음. 참 감사합니다. 근데요. 짐 나오는데 1시간 넘게 걸려버린 사건..... 아마도 수화물을 일찍 부쳐서인 듯. 그봐 미리미리해서 좋을게 있고 아닌게 있고 그렇다 인생은. 아니 근데 밤 비행기 다 좋은데 나 ..집에 무사히 갈 수 있겠니? 하고 시뻘건 눈으로 운전대를 잡고 집까지 왔다. 


이렇게 짧디짧은 3박 4일의 여행기..or 무작정 먹기 아니 걷기 여행이 끝이 났다. 하루 2만 보씩은 기본. 택시는 이용하지 않고 무조건 Pasmo로 지하철 이용한 것을 스스로 대견해하며 또다시 도쿄에 대한 생경함을 느꼈다. 신기할 것도 아직 많은 그리고 어딜 가나 흡족스러웠던 음식들이 좋았다. 아참 이번에는 도쿄에서 자유수영을 이용해 볼까 하고 만만한 수영장들을 다 별표 찍어갔는데 방문 실패. 네 근데 너님 담에 또 갈거잖오? 그럼 또 다른 여행기로 곧 인사드릴 수 있도록.. 커밍순!



(번외 1: 고이 이고지고 온 커피잔과 그릇. 그릇은 도쿄서 사온 닌교야끼와 버터샌드로 데코 해봤다. 너모 귀엽네)


(번외 편2: 닷사이 39 알콜 쓰레기인 나에게 매우 흡족한 술임/ 하루 칠링해두고 때마침 선물 들어온 해산물과 함께 먹기에 매우 좋았음. 아 이것이 굿 페어링? )


(번외 편3: 수경 두개 벌써 자유 수영하며 체험했는데 시야 확보가 좋아.. 호들갑을 매우 떨고 있음 곧 3달차 초보 수영후기로 인사드리겠다아..)

(번외 편4: 생전 안 살 것 같은 스타일의 양말 사봄, 올여름에 부지런히 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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