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바람이 불어온다
여름의 뜨거운 숨결을 흩뜨리고
빛바랜 날들을 데려간다
나뭇잎은 그 속삭임을 알아듣고
천천히 색을 바꾼다
누군가는 그것을 낙엽이라고 부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기억이라고 부른다
골목길을 걷는 발자국마다
은행잎이 바스락거린다
그 노란 조각들이 흩날릴 때맏
한 시절의 시간들이 내려앉는다
누군가는 그것을 쓸쓸함이라고 부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안식이라 부른다
하늘은 높고 투명하다
그 속에서 새들은
묵묵히 날개를 접는다
가야 할 길을 아는 듯
바람에 뭄을 맡긴다
가을은 말이 적다
햇살은 온기를 줄이고
달빛은 더욱 또렷해진다
시간은 천천히 흘러
손끝의 냉기를 남긴다
그 차가움이 마음을 흔든다
가을의 끝에서 문득 깨닫는다
모든 것은 멀어지기 위해 빛난다는 사실을
바람 속 낙엽 하나에도
조용한 고백이 숨어 있다
이별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