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아침

by 자스민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안개가 끼어 있었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거리였지만, 멀리는 잘 보이지 않았다. 대신 가까운 것들만 눈에 들어왔다. 나무 한 그루, 켜진 신호등, 길 위의 사람들. 안개는 풍경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이런 날에는 괜히 서두르지 않게 된다. 앞을 보려 애써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가 어떻게 될지 미리 그려보는 일도 잠시 미뤄둔다. 보이는 만큼만 걸어가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안개 낀 아침은 특별한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너무 멀리 보지 않아도 된다고,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한 발씩 가면 된다고 알려준다. 불안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불안을 앞세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안개는 자연스럽게 옅어질 것이다. 그때가 되면 다시 평소의 풍경이 돌아올 테고, 하루는 또 하루답게 흘러갈 것이다. 그저 이 아침은, 천천히 시작해도 괜찮다는 기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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