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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아이디어 포착하기

by 자스민

또 하나의 사례는 집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보관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늘 바닥에 흩어져 있었는데, 그 모습을 매일같이 치우다 보니 “아이들이 스스로 정리하고 싶어질 만한 전용 보관함이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장난감 보관함이었고, 예상보다 훨씬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아이디어는 거창한 회의실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생활 속 불편함을 민감하게 바라보는 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중요한 건 ‘불편하다’라는 감정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태도였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작은 불편을 그냥 감수하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저는 그 순간을 기록해두거나, 구체적으로 상상해보곤 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어떤 재료가 좋을까? 어떤 모양이면 쓸 만할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다 보면, 어느새 제품의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모든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막상 제작해보면 실용성이 떨어지거나, 시장성이 부족해 금방 접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시도조차 헛되지 않았습니다. 실패한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이후 제품의 기반이 되어주었고, “일상 속에서 불편함을 발견하고 해결하려는 습관”을 더욱 단단하게 다져주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를 포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관찰의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매일 작은 수첩을 들고 다니며 메모했습니다. 길을 걷다가 본 간판 디자인, 카페에서 본 고객의 행동, 아이가 장난감을 갖고 노는 모습까지 모두 기록했습니다. 그렇게 모아둔 메모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제 사업 아이템의 씨앗이 되어주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뛰어난 기술력이나 자본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평범한 일상을 다르게 바라보려는 태도였습니다.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누군가는 불편함을 무심히 지나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저는 후자의 길을 선택했고, 그것이 작은 사업을 8년 넘게 이어올 수 있게 만든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바라는 건 단순합니다. 계속해서 일상 속 불편함을 민감하게 포착하고, 그 속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제가 지켜가고 싶은 사업의 철학이며, 제 브랜드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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