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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취와 첫 반응

첫 주문, 잊을 수 없는 순간

by 자스민

작은 성취와 첫 반응

첫 제품을 완성했을 때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직 투박하고 미완성에 가까웠지만, 제 손으로 설계하고 만든 물건이 제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성취는, 누군가가 제 제품을 보고 “좋다”고 말해주는 순간 찾아왔습니다.

처음 완성한 카페 쿠폰함은 지인에게 선물처럼 건넸습니다. 사실 기대보다는 불안이 더 컸습니다. ‘과연 이걸 쓸 수 있을까?’, ‘너무 허술해 보이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죠.

그런데 의외로 반응은 긍정적이었습니다. “이거 어디서 샀어?”라는 말 한마디가 제 마음을 단번에 환하게 밝혔습니다. 제 손으로 만든 물건이 누군가에게 필요해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은 작은 발견이자 큰 성취였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제품의 완성도가 조금 부족해도, 누군가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기능이 있다면 충분히 가치를 가진다는 것을요.

지인의 반응에 용기를 얻어 온라인 마켓에 조심스럽게 제품을 올렸습니다. 사진도 서툴렀고, 상세 설명도 부족했지만, ‘혹시 누군가 관심을 가져줄까?’ 하는 마음으로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제 계정에 첫 주문 알림이 떴습니다. 낯선 이름의 고객이 제 제품을 결제한 순간, 손끝이 떨리고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단순한 결제창 하나였지만, 제게는 ‘내가 만든 것이 세상에서 인정받았다’는 증거였습니다.

그 주문은 단 한 건이었지만, 제 마음에는 거대한 확신을 남겼습니다. “아, 나도 할 수 있구나.”

첫 제품을 받은 고객은 구매 후기를 남겼습니다. “찾던 물건이에요. 덕분에 가게가 깔끔해졌어요.”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한마디는 밤새 기계를 돌리며 실패를 반복했던 지난 시간을 단번에 보상해주었습니다.

이후에도 작은 주문이 하나둘 들어왔습니다. 하루에 한두 건뿐이었지만, 주문 알림이 울릴 때마다 저는 기쁨에 잠시 멈춰 서서 화면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매출은 크지 않았지만, 고객의 필요와 제 제품이 연결된 순간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성취감이었습니다.

첫 반응들은 저의 마음가짐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내가 필요해서 만든 물건’을 시도한 것뿐이었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변했습니다.

또한 고객의 반응은 저에게 방향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조금 더 크면 좋겠다.”, “마감이 매끄럽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이런 피드백이 단순한 불평이 아니라, 다음 제품을 개선할 수 있는 소중한 힌트가 되었습니다. 작은 성취와 첫 반응이 저를 계속 움직이게 만든 동력이 된 셈입니다.

창업을 하다 보면 흔히 매출과 성과를 숫자로 따집니다. 하지만 제게 진짜 성취는 통장에 찍힌 금액이 아니라, 고객의 진심 어린 한마디였습니다. “정말 필요했어요.”, “아이에게 선물했더니 너무 좋아해요.” 이런 말들이야말로 제가 계속 제품을 만들고 싶은 이유가 되었습니다.

첫 성취는 작았습니다. 첫 반응도 몇 건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그 작은 시작은 지금까지 이어진 여정을 가능하게 만든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작은 성취가 쌓여 브랜드가 되었고, 작은 반응이 모여 제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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