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설레는 이야기를 출간하며
4년 전 ‘제주도 간다’라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번 출간은 예견되었다. 제주에서 1년 6개월 동안 생활하며 한라산, 올레길, 곶자왈, 오름, 해안가를 구석구석 찾아다녔다. 제주의 속살을 온몸으로 느끼며 가슴에 품기 위해 두 발로 걷고 걸었다. 바쁘고 힘든 사회생활에서 잊고 지내던 나를 찾아 헤매던 시간이었다. 제주에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며 나와 대화하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생각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였다. 막연하게 느껴졌던 퇴직이 현실로 다가오며 오랜 직장생활을 마감했다.
퇴직을 하고 많은 경험을 쌓고 있다. 인생나눔교실에 지원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하고, 주민자치위원으로 참여하여 봉사 활동도 하고, 학회에 가입하여 늦깎이 공부도 하고 있다. 시립도서관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초 · 중 · 고 학생을 대상으로 선거 강의도 하고, 대학교에서 경찰행정학과 수업도 한다. 글쓰기 모임을 만들고,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고, 통기타도 치며 다양한 도전 중이다.
60이 되었다. 이제 많은 것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렇다고 무작정 모든 것을 내려놓기에는 아직 젊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꿈은 명사가 아닌 동사라고 한다. 어릴 적 간직했던 명사형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부터 동사형 꿈을 실천하고 싶다. 몸은 늙고 둔하지만 고된 삶을 헤쳐온 풍부한 경험과 인생을 함께한 많은 사람이 있어 가능하다.
1막을 마무리하고 2막을 시작하며 두 번째 출간을 하게 되었다. 첫 책 “인생이 설레기 시작했다”를 출간하고 4년 만에 다시 출간을 하게 된 것이다. 처음 출간을 할 때는 마냥 좋고 즐거웠다. 독자의 반응도 궁금했고 나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온다는 사실도 신기했다. 이번 출간은 부담이 많다. 첫 출간을 할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작가이며 글쓰기 강사로서 출간을 하는 것이다. 전공도 아닌 사람이 책을 또 낸다고 질책하지는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
노인 인구 천만 시대가 도래했다. ‘60’이란 숫자와 ‘퇴직’이란 단어는 결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다. 누구나 맞이하는 퇴직이 두려움이 아닌 설렘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 되고 싶다. 두 번째 책을 출간하는 이유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발행하면 ‘좋아요’와 ‘댓글’로 응원과 격려를 보내 준 많은 문우들에게 감사하다. 아직 초보 작가의 글을 선뜻 발행해 준 신아출판사 관계자 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첫 출간 책부터 부족한 글을 꼼꼼히 읽어주고 피드백을 해준 아내와 가족들에게 이 글을 통해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다.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에게 퇴직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설렘의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