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투어/ 보타니카 마사지/ 더스탠다드마하나콘/ 전망대
아침부터 분주했다.
조식을 먹고 난 후 오전 투어 상품을 신청했는데 그 전에 에어포텔 서비스를 완료하고 체크아웃도 해야했기 때문이다.
(에어포텔 서비스: 호텔에서 호텔 또는 공항으로 짐만 배송해주는 서비스)
부랴부랴 체크이웃을 완료하고 짐을 맡긴 후 9시까지 나가야 해서 급하게 뛰어서 2분 전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럴수가!! 아무도 없어서 연락하니 모임 시간은 9시 30분이란다 ㅎㅎㅎㅎ
두근두근한 맘을 좀 가라앉히려고 근처 카페에 들어가서 시원하게 목을 축였다.
충분히 짜증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좋게 생각해 준 친구에게 고마웠다.
(내가 예약을 해서 한번 더 확인을 못 한 잘못이 크다.)
투어 인원은 10명이 넘는 인원이었고 태국현지가이드와 한국인 가이드가 함께 통솔하였다.
두분 다 에너지가 넘치시고 위트있는 분들이라 너무나 재미있게 진행되었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골목골목 걷는 것을 힘들어 하시는 듯 했으나
대체적으로 잘 따라오셨다.
여성 참여자들에게는 이렇게 꽃 팔찌같은 것을 주셨다.
이 꽃은 행운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여기저기 걸어다니다 보면 만드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는데
생각보다 광범위로 사용하는 듯 했다. 꼭 사원 앞이 아니더라도 일상 생황에서도 자주 보였다.
특히 운전기사님들은 차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고 행운이 따르길 바라며 하나씩 꼭 구입한다고 하셨다.
너무나 귀여운 문화가 아닌가!!!
여기는 엄청 오래된 아테네호텔.
과거 이 호텔은 각국 정상들이 묵던 고급 호텔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영업하지 않는다. 왕실에서 구입한 후 리모델링을 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왠일인지 잘 안되었다고.
더위에 지쳐갈때 쯤 달콤한 휴식시간이 시작되었다.
로띠와 차이옌(시원한 타이티)로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로띠는 소고기 로띠 ,치즈 로띠, 바나나 로띠 이렇게 세 가지 종류가 있었다. 바나나 로띠만 먹었었는데
소고기로띠와 치즈로띠는 너무 신기했다. 소고기 로띠는 전 같은 느낌이 낭낭했다.
차이옌은 내가 사서 먹어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이렇게 투어를 신청하니 역시 편견을 깨고 새로운 것을 하게 되는구나 느꼈다.
점점 편견과 고집으로 똘똘 뭉쳐가는 나를 이렇게라도 경계해줘야지 싶었다.
태국의 우체국 옥상 정원에서 본 낮 전경.
더웠지만 하늘이 참 파랗고 예뻤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래피티 스팟.
뜬금없는 곳에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사진 찍으리 이렇게 이쁠 수가 없었다.
태국 신진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팔기도 하고 전시도 하는 공간.
여기서 머리핀도 사고 가벼운 옷도 사고 마음에 드는 카밍밤도 샀다.(향이 좋은 호랑이연고 랄까)
아이스커피 맛도 진하고 최고였다.
너어무 예뻤던 그림.
자리만 있으면 사서 걸어놓고 싶은 생각이 물씬 들었다.
(자리가 없어서 못산거라구…진짜야…ㅎㅎ)
드디어 마지막 호텔에 도착했다.
더 스탠다드 마하나콘이라는 신상 호텔인데 친구가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마지막날로 예약했다.
이 호텔의 장점은 너무나 명확했다.
센스있는 인테리어, 뷰 , 그리고 friendly한 직원들.
샹그릴라 호텔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비유를 하자면 샹그릴라는 vip팀의 팀장님이 오랜 경력으로 서비스를 해주시는 느낌인데
더 스탠다느 마하나콘은 젊은 감각의 벤처기업 서비스 직원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주는 느낌이랄까?
경력이 확실히 적어서 기본 서비스는 부족할 수 있지만 소통이 매우 잘 되었다.
방은 사이즈가 작은 편이었지만, 뷰가 진짜 미쳤다는 말 밖에 안나왔다.
커튼도 다 자동으로 역시 신상호텔 답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난 샹그릴라가 역시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에 샹그릴라는 또 가야지)
오전 가이드님이 추천해주신 마사지샵에 가서 한시간 정도 마사지를 받고 나왔다.
나는 만족했지만 친구는 약간 불편함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위생, 시설 등이 만족스러워서 고민된다면 보타니컬 체인점에서 마사지를 받으면 좋을 것 같다.
점저를 먹을 시간이었기 때문에 오후 4시 쯤 구글맵을 보고 찾았던 식당.
태국식 레스토랑이었고 전체적으로 괜찮았지만 기대했던 사테가 별로였다.
재방문은 하지 않을 것이다.
방에서 좀 쉬다가 숙소 바로 옆 마하나콘 전망대를 찾았다.
여기는 처음 와보는 전망대였는데 얼마나 뷰가 좋은지 한참을 바라보았다.
여기는 스카이워크(바닥이 투명한유리로 되어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나는 감히 시도해보지 못했다.
친구는 무서워 했지만 용감하게 시도했는데 , 세차게 거절했던 내가 한심한 느낌도 살짝 들었다.
(이렇게 또 나는 새로운 경험 하나를 놓쳤다.)
여기서 새로운 경험을 또 했었는데, 바로 프로포즈하는 커플 직관.
한 커플이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남자분이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닌가.
설마? 여기서 프로포즈하나? 싶었는데 정말이었다.
남자분이 무릎꿇고 반지를 주더니,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후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보고 있던 모두가 박수를 치며 축하해주었고 남자분도 인사를 하며 축하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평소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어우,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서 공개적인 프로포즈는 싫어. 민망하고 부담스러워”
라며 치부했었는데 실제로 그들의 사랑을 약속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간단하게 생각한 내가 부끄러워졌다.
나는 결국 용기 없는 사람이지만,
그들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보다 지금 이 순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밖에 없는 단단한 커플이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지금이 깜깜한 밤이고 시끌시끌한 공간이라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