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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여행가 Jan 03. 2023

일상탈출 일본여행 2

우메다 다이마루 백화점, 나카자키쵸 카페거리, 시바토우 장어덮밥

둘째 날 아침, 날씨는 상쾌했다.


생각보다 춥지도 않아서 숏 패딩 하나 정도만 입고 길을 나섰다.


#호텔인터게이트는 우메다 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라고 나와있지만, 문제는 우메다 역이 크다는 것.



그래서 나는 일본에 처음 여행 온 사람들은 우메다에 숙소 잡는 것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환경은 엄청 깔끔하고 호텔 컨디션도 좋으니 케이스 바이 케이스)



안 그래도 일본은 지하철이 민영화되어있어서 엄청나게 헷갈리는데


우메다는 거기서 한 술 더 떠서 넓고 복잡하기까지 하다.


친구 말로는 복잡하고 큰 여의도 같다고.



여하튼 우리는 일본에 자주 갔기 때문에 그나마 덜 헷갈렸지만


오랜만에 우메다 길 지옥을 다시 느끼기도 했다 ㅎㅎㅎㅎ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다이마루 백화점.


캐릭터샵들이 모여있는 곳이어서 일단은 덕심을 위해 앞뒤 재지 않고 달려갔다.


혹시 뭔가 살지도 모르니 1층 information center에서 5% 할인 쿠폰도 만들었다.


여권을 드리면 알아서 만들어주신다.



항상 여권을 소지하는 것이 편리한데, 일본은 특히 택스 프리도 그때그때 받을 수 있고


이렇게 백화점 쿠폰도 만들 수 있기 때문!


​맞은편에는 닌텐도 숍.


닌텐도 숍에서는 젤다, 마리오, 동물의 숲 등 귀여운 아이들이 많았는데


대기인이 많아서 그런지 미리 대기를 조금 하고 들어가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우리는 배고프기도 하고 정신없기도 해서 포기했지만, 많이 기다리는 건 아니라서 할만한 듯.




포켓몬 숍은 생각보다 엄청난 크기였다.


사실 내가 모르는 버전들이 많아서 익숙한 정도는 피카츄,이브이,치코리타 정도였지만 나름 귀여운 아이들이 많아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포켓몬 숍에서 각자 좋아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사진!


아기 고라파덕, 너무 멍청해 보여서 귀여움이 한도 초과 ㅠㅠㅠ

원피스는 안 봤지만 루피가 사람처럼 있어서 한 번 찍어보았다.

옆에서 셀카도 찍었는데 무슨 남사친처럼 나옴.ㅋㅋㅋㅋㅋ

그리고 사실 제일 재미있었던 건 ‘도라에몽 샵’이었다.


생각도 못 했는데 도라에몽이라니!!!


너무너무 귀여운 도라에몽들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포켓몬이나 닌텐도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았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입구에는 이렇게 귀여운 호텔리어 에몽.



이렇게 자그맣고 귀엽다니!!

하나 가지고 싶었지만 여기에 모여있는 게 젤 이쁘단 걸 알아서 참았다.


두 번째는 산리오샵!


산리오샵은 다른 층에 따로 있어서 가서 구경했는데, 시나모롤이 너무 귀여워서 사버렸다.

시나모롤 키링 + 작은 엽서


키링 겸 인형으로 구매했는데 약 12000원 정도


여행이 아니었다면 안 샀겠지만 내 아페쎄 가방과 너무 잘 어울려서 사버렸다.


덕분에 여행 내내 반쪽처럼 함께 열심히 다녔다.



원래는 인형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소소하게 돈을 쓴다는 죄책감이 강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이번 여행은 올 한 해 유난히 고생한 나에게 주는 힐링 여행이었기도 했기에,


조금 마음을 편히 가져보기로 했다.


마침 크리스마스 기간이라 산리오 숍에서 이렇게나 이쁜 포장을 해주셨다.


점원분도 얼마나 친절하신지 꼼꼼하게 포장을 해주시는 모습을 보니


보는 나도 기분이 맑아졌던걸.

마침 겨울 양말이 다 늘어나버리지도 했고, 꽤나 많이 산다는 비비안 웨스트 우드 양말과 손수건.

일본 여행을 그렇게 다니면서 처음으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해 본 것 같다.

이때까지 내가 그렇게 아끼면서 산다고 생각하진 않았었는데 이번 여행을 가보니 느껴지긴 했다.


‘소소한 행복들을 내가 제한해서 마음속에 쌓인 게 꽤 있었던 모양이구나 ㅎㅎㅎ’​


물론 그 시간들이 모여서 결과물도 있고 뿌듯하다.

그래도 이렇게 쌓인 감정들이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제부턴 한 번씩 나를 잘 다독여 줘야지.​

스트레스 없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를 풀 만한 포인트는 은근히 없었네 싶다.​


이걸 하면 풀릴까? 누구는 저렇게 하면 풀린다던데.


이런 생각들로 그냥 따라가기는 했지만 정말로 무언가 해소되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여행을 떠난 후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있으니까 훨씬 더 풍요로운 듯한 느낌도 든다.


내가 원하던 것이 뭔지 한 번이라도 더 생각을 하게 되어서 그런가.


배가 고파서 점심을 먹으로 식당가를 찾았다.


딱히 정해두고 맛집을 가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적당한 곳을 둘러보고 들어가기로.


두 어번 돌고 나서 찾은 맛집.


<카키야스>라는 햄버거스테이크 집인데 샐러드바도 있었고 정갈한 분위기에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위 쪽은 친구의 단일 햄버거스테이크 메뉴.


내 메뉴는 런치 특선 세트메뉴.


간단한 샐러드, 수프, 웨지감자, 해시브라운 이렇게 추가로 나오고 샐러드바도 이용할 수 있었다.


샐러드바 이쁜 것 좀 보세요들!!!


세상에 마상에.


크리스마스라고 이렇게 이쁘게 해 놓은 게 너무나 보기 좋았다.


여기저기 다 아기자기한걸!


한국에선 이제 캐럴 듣는 것도 힘들고 특히나 부산에선 ‘눈도 안 와서 크리스마스인지 뭔지 알 게 뭐야’ 이런 분위기라 아쉬웠는데 여기서 다행히도 소소하게 연말 분위기를 느껴서 기분 좋았다.



샐러드바는 샐러드류, 맞은편엔 디저트류 이렇게 나누어져 있었는데 가짓수는 적지만 충분히 즐길만한 양이어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대망의 간사이 쓰루패스 교환기.


우메다에서 찾기 너무너무 어려웠다.


하지만 길 잘 알 친구 덕분에 나는 쫄래쫄래 따라다니기만 했다.

우메다는 가보면 알겠지만 지하 1,2층 지상 1,2층이 마구마구 섞여있다.


그리고 길은 몇 층으로 가야 하는지 안 알려줌.


구글맵도 그런 기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다고 해도 너무 어려울 것 같다.

구글맵으로 중간까진 어떻게 대충 찾아가다가 기적같이 information 센터를 찾았다.


머리가 아파서 어찌해야 할지 모를 때 이렇게 인포메이션 센터를 발견하다니 정말 묵은 체증이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사실 블로그나 인터넷에서 모든 정보를 찾아 버릇했지만 역시 고전적인 방법도 좋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블로그와 구글맵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여행지에선 인포메이션 센터에도 기대어보자.



점심을 먹고 예전에 갔었던 나가 자키초 카페거리에 다시 한번 가보기로 했다.

표지판에 보이는 nakazaki -1


여기는 아주 작은 카페거리인데 생각보다 카페가 몰려있지는 않다.


어떤 사람들의 방문 후기를 보면 왜 오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종종 있긴 하더라.



하지만 나는 친구와 오들오들 떨면서 귀여운 가게들을 보고 어딜 갈까 고르는 과정이 좋았다.


유명한 가게들이 있는데 여긴 우리가 예전에 갔었던 곳이라 추억 담기용으로 찍어보았다.


카레가 맛있는 곳.


나가자키쵸 역에서 내렸는데 출구를 잘 못 찾아서 우연히 들른 시장.


생각보다 다들 일찍 문을 닫아서 아쉬웠다.


열려있었으면 좀 구경할까 싶었는데.


하지만 이렇게 멋진 저녁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노을로 물들어가는 나가자키쵸.


​우리가 잠시 몸을 녹이기로 한 곳은 놀랍게도 costa coffee


일본에서 자주 보이는 체인 카페이기도 하고 친구 말로는 영국에도 엄청 많다고 한다.


사실 체인점에는 왠지 가기 싫어서 여러 번 돌았지만 여기만큼 깔끔하고 이쁜 곳이 없어 보여서


이곳으로 정했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안쪽은 생각보다 아늑했고 얼마나 커피와 차도 어찌나 맛있던지.


진작에 들어올 걸 생각했다.


천편일률적인 내부 인테리어 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어찌나 다행이던지.


나가자키 쵸 지점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각양각색의 내부 인테리어를 하는 건지 궁금했다.


서로 쇼핑한 것들 구경도 하고 한참 몸을 녹이다 보니 또 배가 고파져서 이번엔 히츠마부시를 먹기로.


저녁은 시바토우 장어덮밥.



카페에서 우연히 검색하여 알게 된 장어덮밥집인데 300년이 넘는 곳이라고 한다.


역시 일본의 장인 정신이란!


장어덮밥을 먹을까, 히츠마부시를 먹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역시 나는 히츠마부시!


s사이즈와 l 사이즈를 고민했는데


누군가가 성인 여성이라면 s도 충분하대서 작은 사이즈로 주문.


그래도 비싸긴 했다. 약 4만 원 정도.



하지만 때깔이 너무 고운걸?


부산에서도 해목, 고옥 다 가봤지만 이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역시 본고장에 300년 된 가게는 다르구나 또 한 번 생각했다.



히츠마부시는 일단 나온 밥을 4등분 해서 먹는다.


첫 1/4는 일반 장어덮밥처럼 먹고, 두 번째는 와사비, 야채, 김을 섞어서 먹는다.


세 번째에는 와사비,김,야채를 넣고 옆에 있는 차도 넣어서 먹는다.


마지막엔 가장 맘에 들었던 방식으로 한 번 더 먹기.



그냥 먹는 것도 맛있지만, 이렇게 고민해가면서 내 취향대로 찾아먹는 게 참 맘에 든다.



내가 선택한 마지막 방식은 오챠즈케.


여기서 먹었던 오챠즈케가 너어무 맛있어서 다시 한번 먹고 싶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서 포기했다.


다음에 오사카 오면 무조건 다시 먹어야지!


비주얼 보세요… 너무 맛있어 보이지 않나요?


저 꼬들한 장어에 간간한 국물까지


완벽했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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