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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Dec 07. 2024

결혼하면 정말 안정적이 될까?

신혼이 말하는 결혼의 장점


흔히들 말한다. 결혼하면 안정적이 된다고 말이다. 나도 요즘 주변에서 그 말을 많이 듣고 있다. 무척 안정되어 보인다고 말이다. 그리고 여유 있어 보인다와 최근 들어 많이 성격이 밝아진 거 같다는 말도 들었다.


나에게는 정말 ‘결혼’이 크게 한 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오늘은 신혼이 느끼는 결혼의 장점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1. 경제적인 측면

일단 버는 돈이 두 배가 된다. 이 점을 내가 누군가에게 이야기했더니 그에겐 내가 속물처럼 보인 듯하다. 크게 웃으며 “아 돈이 제일 좋으신 거예요?”하고 되물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당연히 사람이 좋은 것은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지요.”하고 덧붙였지만 그에겐 이미 그건 중요하지 않은 듯했다.


나는 지방 사람으로서, 서울에서 홀로 월세를 감당하며 지냈다. 그러다 보니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는 사실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20대를 보내온 사람이다. 특히 일자리가 마땅치 않은 시기에는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야 하나와 ‘내 한 몸 먹여 살리기’가 이렇게 버겁구나를 느끼기도 했다. 그런 나에게 함께 만드는 보금자리는 너무 안정적이고 찬바람을 덜 느끼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이젠 아프거나 잠시 경제적 역할을 하지 못하더라도 잠시 서로가 서로에게 비 피할 곳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은 가장 큰 생존 위협으로부터 지켜주기에 너무나 충분했다.


2. 심적인 측면, 헛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된다.

경제적인 측면에 이어 심리적인 측면의 장점도 있다. 물론 결혼을 안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예외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결혼을 하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그러니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감에 따라 ‘나의 짝’을 찾고자 하는 것은 큰 숙제였다. 집을 좋아하는 성향을 이겨내고 ‘밖’에 탐험을 나갈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함께 할 반려자를 찾는 일이 쉽던가. 새 만남에서의 어긋남을 미리 예견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의 발걸음엔 헛헛함과 쓸쓸함이 잔뜩 묻곤 했다. 하지만 이제 반려자를 찾은 이후엔 이렇게 낭비되는 에너지를 아낄 수가 있다.


새 가능성을 찾느라 써야 하는 시간을, 쓸쓸함과 헛헛함을 느끼며 채워지던 부정적인 감정과 에너지를 이제는 다른 곳에 쓸 수 있다. 결혼 이후 나는 그동안 여유가 없어서 하지 못했던 글쓰기를, 남편은 새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며 다시 한번 느꼈다.


3. 지식적인 측면, 해결책을 함께 찾는다

감이 빠른 분들은 슬슬 느껴갈 것이다. 결혼의 장점은 한 마디로 모든 게 두 배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서로 잘 맞지 않아 2명이 합쳐져도 1의 결과가, 혹은 마이너스가 결과가 나온다면 그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서로를 보완해 주는 관계가 되었다 하면 이건 바로 브루마블의 축제도시가 된 것이다.


좋아하던 작가님의 말도 떠오른다. 결혼의 장점은 ‘머리가 두 개가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고민이 있거나 어려운 점을 토로하면 상대가 그 해결책을 제시해 줄 때가 있다. 또 상대의 어려움 혹은 심란함도 내가 함께 짊어질 때가 있다.


간단한 문제에 대한 분배도 가능하다. 좀 더 오후에 출근하는 내가 상대의 오전에 처리해야 하는 문제를 대신해줄 수도 있다. 지식 및 기능을 두 배 업그레이드 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렇듯 예전보다 결혼을 안 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난 결혼의 장점을 느끼고 있다. 결혼의 좋은 점을 묻는 주변인들에게도 적극 추천이라고 말할 정도로 말이다.


다만, 어디까지나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전제 하에서이다. 매일 봐야 하는 사람이,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사람이 적이 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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