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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Mar 14. 2022

프리랜서, 생긴 대로 살기

안정성과 자유라는 두 마리 토끼


나의 특징으로 말할 것 같으면,

- 주관이 뚜렷하고 나만의 가치관과 철학이 있는 편이다. -> 글쓰기 같은 스스로의 창작물 만드는 걸 좋아한다.

- 야행성인 편이다.

- 감수성이 있는 편이다 -> 주기적인 멍타임 혹은 공상타임은 필수로 필요하다. (혹은 혼자만의 시간)

- 가십이나 연예인 이야기. 잡담 같은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 관심사가 아닌 분야)


이 특징들을 모아놓고 나니 딱 회사생활 안 맞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생활을 할 때, '일'하는 에너지 외에도 굉장히 썼던 에너지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적당한 사회성 있는 사람으로 비치기'에 최선을 다하는 에너지였다. 관심 없는 연예인 이야기에 어느 정도 반응하는 법, 적당히 영혼 있는 리액션을 갖추는 법, 또한 너무 강했던 주관 같은 것들을 적당히 둥글게 만드는 법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를 다닐 때, 나는 내가 아닌 '회사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야 했다. 최대한 나의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는 부분을 마모시키기 위해 애를 써야 했다. 나를 지워야만 적응할 수 있는 느낌이었던 터라, 잘해보려 해도 조금씩 튀어나오는 부분들은 생겼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몰아세우며 극단적인 배수의 진. 벼랑 끝으로 나를 세우기도 했다.  


그래야만 했던 이유는. 친구들 혹은 사람들은 그래도 적당히 회사를 잘 다니는 것 같은데 유독 나만 이 사회에. 사회생활 적응을 잘하지 못하는 것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도 적당한 사회 구성원이 되고 싶었기에, 내가 유독 끈기 없는 것 같은 그 모습들에 대해 질타를 하기도 했다. 그 적응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는 작은 조직도 가보고, 자유롭다 느껴지는 조직도 가보고, 유연한 조직도 가보면서 나에게 맞는 회사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수직적인 회사와는 정말 맞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래도 회사라는 조직 자체와 맞지 않는 듯했다. 창업까지 해보고 난 뒤 그걸 절절히 느낀 나는 조직과 결별을 택하려 했다. 그때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프리랜서로의 길도 그렇게 창창하게 보이진 않았기에, 앞으로의 미래가 너무 불투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치 사회적 하차. '포기' 버튼을 누르는 느낌이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 시기의 나는 지칠 대로 지쳤었다. 다시 조직으로 돌아가려 노력도 해보았지만, 어떤 트라우마 같은 것들에서 좀처럼 자유로워지지 못했고 일단 살고 봐야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새로운 살 길을 도모했다.


그러던 중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그래도 각자 나름의 살 길은 있는 것인지. 프리랜서로서 업무를 1-2건씩 수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느꼈다. 나에게 맞는 길은 따로 있었다는 것을.



나에게 맞는 조직과 시스템

-> ⭐️재택근무를 택하는 조직. 재택 & 대면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하는 조직.

-> ⭐️프리랜서로서 외주를 받는 업무 방식. (기한만 맞춘다면 그 안에서 업무 시간 및 방식은 자유로운)

-> 수직적이지 않은 수평적인 조직

-> 정치 및 인간관계보다는 실력과 업무로 평가받는 클린한 조직

-> 개개인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유연한 조직

-> 체계가 있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조직 (업무 처리 방식 등)

-> 구성원들이 열려있고, 건강하고 긍정적인 조직


적다 보니 마치 신의 조직을 적은 듯 한 느낌이지만, 저걸 다 갖춰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몇 가지만 갖춰져도 좋은 조직이다. 나머지는 더 부합한다면 금상첨화 정도의 느낌. 그랬다. 나는 자유로운 조직을 만나야 하고, 프리랜서로 살아야 숨통이 트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안정성이라는 A가 있고, 자유라는 B가 있다고 하자. A와 B의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A -> 현실. 생계. 안정감. 회사. 사회생활

장점은?

-> 안정적이다.

-> 고정적인 수입이 있다.

-> 수동적으로 살아도, 끌어주는 주체가 있다. (회사)

단점은?

-> 사회생활을 해야 한다. (누군가의 비위를 맞춰야 한다.)

-> 쳇바퀴 굴러가듯 느껴지는 삶. 답답할 수 있다.


B -> 자유. 실력. 프리랜서. 인지도

장점은?

-> 자유롭다.

->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

단점은?

-> 너무 자유롭다. -> 굉장히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하루 24시간을 내가 운용)

-> 수입이 불안정적일 수 있다.

-> 불안할 수 있다.



A를 택하며 살자니, 너무 답답하고 스스로가 없어지는 느낌이라 죽어가는 느낌도 강했다. 그래서 B를 택하려 A를 놓으면 몇 개월은 자유로웠으나, 당장 수입의 불안정 및 생계에 대한 걱정으로 그건 또 다른 스트레스를 불러왔다. 지금은 A와 B의 적절한 타협점으로 균형을 찾아놓았다. 추후에는 B로만 살아도 안정감까지 얻을 수 있기 위해 여러 장치들을 마련해놓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예전 재직 중이던 회사에서의 1on1 당시, 인사 담당자분이 나에게 하셨던 말이 있다. 본인에게 안 맞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 하는 것 같다는 말이었다. 그 길 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때는 부정했다. 그래도 나름의 맞는 부분은 있다고 반박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B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B   있을  가장 행복할  있다는  많이 깨닫는 요즘이다. 예전에는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일요일이 끝났음을 실감했다. 그런데 요즘은 어느 경제 유튜버 분의 라이브를 보며 주말이 끝났음을 실감한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 내일 아침 출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진짜 지옥 같을  같다...' 하는 생각 말이다. 나는 야행성이 있어, 주로 새벽 3시쯤 잠들고 아침 11시쯤  뜨는 것이 나에게  맞는다. 그런데 회사를 다닐 때엔  루틴이 불가능하니, 그걸로 인해 정말 스트레스를 받고, 오히려 '자야 하는데...' 하는 생각 때문에  잠이  와서 새벽 4-5시까지 뒤척이다 지금 잠들면    같아 밤을 새우고 출근하는 날도 많았다. 그러면 컨디션은 출근할 때부터 난조인 것이다. 그렇게 평일 5일을 겨우 보내면, 주말에 생활패턴은  틀어지고, 매일매일이 '오전 출근'과의 사투였다. -> 그러다 보니 회사를 다닐 때엔 나라는 사람 자체를 부정해야만 회사의 틀에 내가 맞춰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나로 있으면 그저 모난 돌로 밖에 보이지 않는 그런 상황. -> 더군다나 그게 '일반적인' 사회적 루트다 보니, 이런 나의 고민은 어린아이의 투정 같기도 했다. 친구들도 대부분 직장인이었다 보니,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쩌겠느냐'하는 답변은 너무나 당연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렇게 사는 삶은 내가 없는 느낌을 받게 했고, 수없는 공허와 허무함에 시달리게 했다. 당연히 홀로 느끼는 삶의 무게는 이상하리만치 버거웠고, 여유도 없었고 즐기는 법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B로 살 궁리를 하고, B로 생긴 대로 살다 보니, B처럼 사는 나를 닮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들은 스스로의 콘텐츠를 만들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가며 산다. 그러면서 여러 사업을 확장해 더욱 탄탄히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이 있다. 갑자기 모델 한혜진의 말이 생각난다. 고등학교 시절, 그녀는 유난히 큰 키 때문에 어딜 가나 튀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모델이 되고자 오디션장에 갔을 때, 전부 다 자기만 하고 심지어 자기보다 큰 사람들까지 있는 것을 보면서 '아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내가 너무 미운 오리 새끼처럼 느껴진다면, 그곳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닐 수 있다.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옷이 있다. 아직 못 찾았을 뿐일 수 있고, 그걸 찾으며 방황하는 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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