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평가 프로그램 _MBC 탐나는TV
시청자의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
시청자평가프로그램.
방송법에서는 시청자권익보호를 위해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 편성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편성 또는 보도전문편성의 방송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시청자 평가프로그램을 편성하는데,
그래서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방송사는 (우리가 잘 모르지만) 시청자 평가프로그램을 하나 이상 갖고 있다.
그 중 MBC의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인 ‘탐나는TV’
처음 프로그램을 봤을 땐, 생각보다 알찬 내용에 흥미로웠다.
그러나 보다보니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탐나는 TV는 시청자들의 참여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듯 했다. ‘TV보는 날’ 코너는 다양한일반 시민이 출연해, 프로그램에 대한 리얼한 반응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청자 PICK’ 코너는 한 주간 시청자들이 관심 가졌던 MBC 이슈를 알아본다. 한 달에 한 번은 ‘시청자 위원회 회의’ 중 주요 안건을 소개하기도 하는 등, 이렇게만 보면 시청자의 참여가 활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이 든다.
시청자 의견을 제시한 것.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시청자의 시각, 시청자와의 의사소통이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프로그램 안에서 시청자 평가원의 분량 외에 일반 시청자의 분량은 매우 적고, 특히 일반 시청자의 의견은 매우 단편적으로 다뤄지고 있다. 또한, 의견을 제시한 시청자조차 자신의 의견에 대한 제작진의 반응이나, 지적사항이 제작에 어떻게 적용되고 개선되었는지 알기 어렵다.
시청자와 제작진이 의사소통하는 코너가 있긴 하다. 그러나 이 코너들은 대부분 바로 문답하는 형식이라, 제작자의 ‘변명식’ 답변에만 만족해야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만약 제작진이 개선을 약속한다 해도 해당 프로그램을 찾아보지 않는다면 개선의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2010년에 정수영, 황하성 교수는 TV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분석하며 이런 말을 했다.
기존 방송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청자들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이 추가된 것일 뿐이다.
2019년인 지금까지, 이 말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은 기존 방송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에서 양방향 소통을 가능하게 하기 위함이 그 목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라면, 위의 말 그대로 시청자들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이 추가된 것일 뿐이다. 시청자들의 단편적 의견 제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더 많은 논의와 이후 개선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앞에서 잠시 언급했던 시청자평가원은 시청자 대표로 평가 프로그램에 나와서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법적 절차에 따라 구성된 시청자위원회를 통해 선임된 이들이다.
시청자를 대표하는 사람이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에 패널로 등장한다는 것은 의미 있어 보인다. 그런데 과연 이들이 시청자를 대표할 수 있을까? 현재 평가원들은 커뮤니케이션 관련 연구원이거나, 칼럼니스트, 평론가가 대부분이다. 방송사의 입장에선 전문성 있는 사람들이어야 좀 더 심도 있는 의논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선호할 것이란 건 이해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선호한다는 건 그만큼 고심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은 어떻게 느낄까? 이들이 정말 우리를 대표하는 사람들일까?
자칫하면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마저 엘리트주의에 빠질 위험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는 시청자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방송문화 개선을 위한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시청자에게 방송국은 말하기 쉬운 대상이 아니다. 언론중재까지 가는 사안이 아닌 이상 시청자 게시판이나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과 같은 창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전 정권을 거치면서 공영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가 많이 떨어진 이 시점,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에 방송사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MBC ‘탐나는 TV’는 고심한 흔적은 많이 보이지만,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이 남아있는 프로그램이다. 더 많은 시청자들의 의견을 방송사가 더 많이 다루고 고심하고,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