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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Apr 15. 2023

자유를 억압하는 기술

폭력으로 지키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은 자유의 시대이다. 나는 현 세대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유'를 꼽을 것이다. 자유의 중요성이 현 세대에만 강조된 것은 아니었다. 내가 1980년대 후반에 국민학생이었을 때도 학교에서는 자유에 대해서 가르치긴 했었다. 비록 학생이 지켜야 하는 많은 교칙들이 존재했지만 그 질서 안에서 행하는 자유에 대해 가르침을 받았었다. 기억나는 것은 '자유'를 정의할 때 방종과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야 함을 강조했고, 나도 그 가르침에 크게 동의한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최소한의 것들을 지키면서 그 외에는 각자의 의견에 좋을대로 판단해서 하는 것을 자유라고 배웠다. 마치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자유가 있고, 맘에 드는 옷을 입을 자유가 있고, 가고 싶은 곳에 갈 자유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당시에 TV에서 봤던 캔커피 광고에서는 과감한 도전을 하는 장면을 연출하였는데,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높은 건물 옥상에서 행글라이더를 타고 뛰어내리는 장면이 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왔고, 지상에서 한 사람이 당시에 아주 유행했던 대사를 한다. 


뭐가 보이는가?

자유가 보인다~~~~~


died in your arms 배경음악이 인상적인 광고


이 광고가 주고자 한 메시지는 도전하는 것에 있어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한계를 두지 말고 하라는 것 같다. 그 때에 볼 수 있는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자유인 것이다. 


이런 시대에 이란에서는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된 젊은 여성이 의문사하는 일이 발생했고,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유를 억압하는 관습과 제도를 거부하는 사회적인 운동이 일어났다. 이란 당국은 이러한 운동에 대해 강력한 억압정책을 펼쳤고 일반인에서부터 유명 운동선수에 이르기까지 이런 운동에 동참하거나 동조하게 되면 처벌을 당하기도 하였다. 


2023년 4월 5일 CNN기사에서는 이란의 한 편의점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두 명의 여성에게 어떤 남성이 폭력을 가하는 장면을 보도하였다(요거트를 두 여성의 머리에 던지는 장면). 그러한 폭력행위에 대해 당시 편의점에 있던 다른 남성들이 폭력을 행한 그 남성을 제지하고 밀어내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기사의 마지막에는 경악스러운 문구가 있었는데, 이란 당국은 폭력을 행사한 이 남성을 체포했다는 소식 뿐 아니라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두 여성을 체포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 이후의 4월 8일자 후속 보도에서는 이란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감시하고 계도할 목적으로 스마트 카메라를 공공장소에 설치한다는 기사가 나왔고,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의 신분이 확인되면 그녀의 휴대전화로 경고문자를 보낸다고 기사는 말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이렇게 하는 목적(히잡 착용 법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스마트 카메라까지 동원하는 목적)을 가치의 보존, 가족 사생활의 보호, 정신 건강 및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무엇을 위한 가치이고 보호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감시와 간섭을 받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의 발달과 적용은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자유를 더 잘 누리게 해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건 너무나 당여한 상식이지 않은가.



기사 참조

1. https://edition.cnn.com/2023/04/02/middleeast/women-arrested-hijab-yogurt-iran-intl/index.html

2. https://edition.cnn.com/2023/04/08/middleeast/iran-cameras-unveiled-women-intl/index.html


영상 참조

1. https://www.youtube.com/watch?v=nuMVaiYDJ7o





사진: UnsplashMax Law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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